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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민주당 떠나는 금태섭…"편 가르기로 국민 대립시키는 오만한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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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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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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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소신파'로 평가받는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21일 "민주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며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 달, 윤리위 회의도 여러 차례 열렸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합리적 토론도 없고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는다"며 "당의 판단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성실히 분석하고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떻게 해야 가장 욕을 덜 먹고 손해가 적을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한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며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고 호소했다.

금 전 의원은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과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선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며 "다른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범법자·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편엔 관대하고 상대방에겐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해명이나 설명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형태도 나타난다"며 "'우리는 항상 옳고 우리는 항상 이겨야' 하기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고 일관성을 지키지 않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긴다"고도 꼬집었다.

금 전 의원은 "이런 모습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며 "격해지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당 지도자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잘못을 바로잡긴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 절망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제 책임도 크다. 정치적 불리함과 비난을 감수하고 할 말을 하며 무던히 노력했지만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그래서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독일 정치학자 칼 슈미트의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해 "얼핏 보기에 영리한 말을 했지만 이 생각이 결국 약자에 대한 탄압인 홀로코스트와 다수의 횡포인 파시즘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그렇게까지 되리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지금처럼 집권여당이 비판적인 국민들을 '토착왜구'로 취급한다면 민주주의와 공동체 의식이 훼손되고 정치에 대한 냉소는 더욱 판을 칠 것"이라며 "탄핵을 거쳐 상식적인 세력들이 협력하고 경쟁하는 정치를 만들 절호의 기회를 잡았음에도 변화의 계기를 놓친 것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금 전 의원은 "정치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게임이 아니다"며 "우리 편의 20년 집권이 아닌 공공선을 추구하고 우리 사회를 한 단계씩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러기 위해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선의를 인정해야 한다. 특히 집권여당은 반대하는 사람도 설득하고 기다려 함께 간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상대방이 한 일이라도 옳은 것은 받아들이고, 스스로 잘못한 것은 반성하며 합의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나갈 때 정치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조언했다.

금 전 의원은 "1987년 대선 생애 첫 선거를 맞아 김대중 후보에게 투표한 이래 계속 지지해왔고, 6년 전 당원으로 가입해 당직을 맡으며 나름 기여하려고 노력했던 당을 이렇게 떠난다"며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났고 개인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동안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일한 분들께 마음속 깊이 감사드린다"며 "민주당이 예전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활기를 되찾고 상식과 이성이 살아 숨 쉬는 좋은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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