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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최태원 SK 회장, 역대 최대 규모 빅딜 ‘성사’... 인텔 낸드플래시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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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단숨에 20%대 도약

규제승인 절차 남아... 2025년 완료 전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을 성사시키며 세계 선두권 반도체업체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을 품에 안았다.

D램에 치중됐던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안정성을 꾀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로 평가된다. 평소 입버릇처럼 강조하던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를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20일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을 90억 달러(약 10조3100억원)에 인수하는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국내 M&A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던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가(80억 달러)보다 10억 달러나 많은 금액이다.

인텔은 업계 최고 수준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술력과 하나의 셀로 4비트(bit)의 정보를 처리하는 QLC 낸드플래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낸드 사업의 매출액은 약 28억 달러, 영업이익은 약 6억 달러다.

인수 대상은 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플래시 부문 전체다. 단, 차세대 메모리 분야인 인텔의 옵테인 부문은 인수 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낸드플래시 부문을 완전히 인수하게 되면 이 시장에서 단숨에 세계 2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순위는 삼성전자(33.4%), 키옥시아(17.2%), WDC(15.5%), SK하이닉스(11.7%), 마이크론(11.5%), 인텔(11.5%) 순이다.

시너지 효과 등을 제외하고 단순히 매출만 합산해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23.2%가 되는 것이다. 낸드플래시 시장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불과 10.2% 포인트로 줄어든다. 최 회장이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을 인수하게 된 배경이다.

다만 규제 승인 등 거쳐야 할 절차가 아직 남았다. 우선 SK하이닉스와 인텔은 2021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규제 승인을 받으면 SK하이닉스는 우선 7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SSD 사업(SSD 관련 IP 및 인력 등)과 다롄팹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한다.

이후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 SK하이닉스는 나머지 20억 달러를 지급한다.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지적재산권(IP), 연구개발(R&D) 및 다롄팹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도 인수한다.

인텔은 계약에 따라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다롄팹 메모리 생산 시설에서 낸드 웨이퍼를 생산하며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IP를 보유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인텔은 기업형 SSD(ESSD)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인텔의 기술과 생산능력을 접목해 ESSD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SK하이닉스는 낸드사업에서 D램 못지않은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텔은 다롄에 3D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인텔이 다롄 공장을 매각한다면, 인텔 사업구조의 무게중심은 비메모리 반도체로 급격하게 쏠리게 된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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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류혜경 기자 sade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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