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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수면제 먹고 깨어났다고? 8년동안 혼수상태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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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깨어났다 다시 원위치

연구진 “효과 오래가는 방안 연구할 것”

심각한 뇌손상을 입고 8년간 걷지도 말하지도 먹지도 못하던 네덜란드의 37세 남성이 수면제 졸피뎀을 먹은 후 20분 만에 정상 능력을 회복해 화제다.

조선일보

8년간 의식을 찾지 못하다 수면제 졸피뎀을 먹고 갑자기 깨어난 네덜란드 남성 리처드(오른쪽) /데일리메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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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과 사이언스 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사는 리처드라는 이름의 남성은 지난 2012년 고기를 먹다 목이 막혀 질식하며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 이후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을 했고, 말을 걸어도 눈을 깜빡이며 반응할 뿐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음식도 튜브를 통해 먹었다.

의료진은 그가 회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지만, 수면제가 혼수상태 환자를 깨웠다는 여러 연구 논문을 근거로 마지막 희망을 걸고 그에게 졸피뎀의 투약을 결정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의식을 되찾은 것이다. 리처드는 졸피뎀을 복용하고 20분이 채 안 돼 간호인의 도움을 받아 걷고 10년 가까이 아들의 목소리를 못 들었던 그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고 패스트푸드를 주문하기도 했다. 간호사에게 휠체어를 밀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수면제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았다. 졸피뎀은 그러나 먹은 후 한번에 2시간 동안만 효과를 봤으며 닷새 연속 복용하면 내성 때문에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들은 졸피뎀이 리처드의 정신과 신체의 제어능력을 높여준 것으로 분석했다.

의료진은 졸피뎀이 리처드에게 내성을 보임에 따라 약의 복용 시점을 조절해 서서히 회복시켜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에 따라 2~3주 간격으로 졸피뎀을 제공하는 등 투약 시기를 제한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전 세계적으로 혼수상태에 있던 환자가 수면제를 먹고 깨어났던 봤던 사례가 20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이 경우들도 효과는 일시적이었다고 한다. 의료진은 이 같은 효과가 오래 지속되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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