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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트럼프는 슈퍼 히어로”…열성 지지자 “국경장벽·감세·경제부흥” 손가락 접으며 업적 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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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펜실베이니아 이리공항트럼프 격전지 유세장 르포

[경향신문]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 이리 국제공항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이리 | 김재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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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덕목 “약속 이행” 꼽아
인종차별 시위 등 거론하며
“이 미친 짓, 그가 멈춰줄 것”
코로나19 대응도 “잘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일체감

“그는 약속을 지켰다” “슈퍼맨이다” “트럼프가 되고 나서 수입이 늘었다”.

다음달 3일 미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6개 핵심 경합주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 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전용기를 타고 이리공항을 방문, 야외유세를 벌였다. 그는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에 있는 존스타운-캠브리아 카운티 공항에서 유세를 벌였다. 1주일 동안 두 차례나 펜실베이니아를 찾을 정도로 공을 들인 것이다.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는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 승리를 견인했던 곳이다. 유세장을 찾은 지지자들도 “트럼프”를 외치며 열광했다.

이리공항 야외유세장 입장을 기다리던 게리 펙(68)은 트럼프 대통령을 왜 지지하느냐는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감세, 경제부흥을 손가락을 접어가며 나열하던 펙을 향해 아들(33)이 “아빠, 보수 법관 임명도 있어요”라고 일깨웠다. 펙은 “그렇지. 보수 법관 임명 약속도 지켰지!”라면서 “정말이지 그는 나의 슈퍼 영웅”이라고 말했다.

사무직으로 일하다 은퇴했다는 캐리(69) 역시 ‘약속 이행’을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덕목으로 꼽고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지위 공식 인정, 퇴역군인 지원, 법과 질서 수호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수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은퇴자 연금액이 처음 늘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보수적 가치관 수호도 이들을 묶었다. 두 자녀, 남편 데이브(42)와 함께 온 서머(34)는 “수정헌법 2조와 생명권이 그를 지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 소유를 제한하려는 시도를 막아냈고, 임신중단 반대 의사를 어떤 대통령보다 명확하게 밝혔다는 것이다. 유통업체 간부라는 57세 남성은 인종차별 항의 시위 등을 거론하며 “이 나라에서 지금 벌어지고 것들을 봐라. 트럼프는 이 미친 짓들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책임론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결론은 “잘했다”였다. 보훈병원에서 영양사로 일한다는 펨(61)은 “처음엔 미흡했다. 우리 병원도 창고가 텅텅 비었다. 인공호흡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펨은 “그렇지만 불과 한 달 만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공급됐다. 그는 슈퍼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거부감은 컸다. 34세 남성은 “그(바이든)의 아들을 봐라. 진짜 대가성(quid pro quo·퀴드 프로 쿠오)은 거기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둘째 아들 헌터가 이사로 있던 우크라이나 에너지회사 측 인사를 만났다는 스모킹건(명백한 증거)이 드러났다는 최근 뉴욕포스트 보도를 언급한 것이다. 펨은 “무능한 바이든이 대통령이었다면 (코로나19로) 더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에서 유권자들의 환대에 흥이 올랐다. 그는 이 지역이 러스트벨트인 점을 의식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프래킹(fracking·수압파쇄법)과 화석연료를 없앨 것이라고 수차례 약속했다”면서 “그가 집권하면 펜실베이니아에서 일자리를 100만개나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주일 전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7%포인트(리얼클리어폴리틱스 추산) 밀렸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 격차를 절반으로 줄였다.

바이든 “분열된 미국 통합”

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6일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즈버그를 방문해 “미국은 분열된 집”이라면서 ‘통합의 리더십’을 약속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현재 앞서 있는 추세를 유지해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미국을 ‘하나의 집’으로 만드는 작업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리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여준 일체감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리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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