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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설] 금태섭 결국 탈당, 온건·상식·합리를 못 참는 집권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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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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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공수처법 표결 때 민주당에서 혼자 기권했다가 당의 징계를 받은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탈당했다. ‘국회의원은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소신 투표한 ‘죄’로 당 징계를 받자 재심 청구를 했지만 5개월 동안 묵살당했다. 조국의 파렴치를 보고 “청년들이 충격받았다”고 했다가 당내 따돌림과 극렬 여당 지지층의 문자 공격을 받았다. 그러다 의원으로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공천 경선 패배까지 당했다. 민주당은 그것도 모자라는지 총선 뒤에 금 전 의원을 기어이 징계까지 했다. 금 전 의원은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탈당계를 낸다”고 했다. 여당의 거의 유일한 ‘소신파’마저 쫓겨나듯 떠난 것이다.

금 전 의원은 “편 가르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친일파로 몰아붙이는 오만이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부대 미복귀 사실을 증언한 청년이 민주당 의원에게 ‘범죄자’로 몰렸다. 해방된 지 75년이 된 나라에 친일파가 누가 있다고 ‘친일파 몰이’를 한 것도 민주당이다. 국내 정치적 목적이라는 사실을 이제 국민도 알 만큼 안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의 오만한 태도에서 뻔뻔한 ‘말 뒤집기’와 ‘내로남불’이 나타난다”고 했다. 지금 민주당의 정치적 태도와 입장은 과거 야당 시절과 비교하면 완전한 말 뒤집기가 태반이다. 내로남불은 너무 많아 도저히 헤아릴 수가 없다. 조국씨는 인생 전체가 내로남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금 전 의원은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악플 좌표가 찍힌다”고 했다.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이란 생각이 “약자에 대한 극단적 탄압과 다수의 횡포인 파시즘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여당이 비판적 국민을 ‘토착 왜구’로 취급한다면 민주주의와 공동체 의식이 훼손될 것”이라고 했다. 상식과 합리다.

그가 탈당의 뜻을 알리자 친문 세력은 “함께해서 더러웠다” “앓던 금니 빠져 시원”이라고 공격했다. 근래 민주당에서 거의 매일 벌어지는 막말 매도다. 민주당 전체가 한 줄로 서서 똑같은 말을 경쟁하듯 합창한다. 합리적이고 온건한 목소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조금만 벗어나면 좌표 찍히고 매도당한다. 그런 당이 모든 권력과 압도적 국회 의석을 갖고 있다. 두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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