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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한국일보 사설] 금태섭 포용 못 한 민주당의  편 가르기와 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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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탈당선언을 한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기며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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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전격 탈당했다. 민주당은 금 전 의원 탈당이 내부 이견이나 건강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오만과 독선, 불통에 빠져 있다는 경고음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금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에 대해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이 이끌던 민주당,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얼마 전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을 ‘조국 똘마니’라고 표현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게 소송을 제기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인 사건을 말하는 듯하다. 두 사안 모두 통합의 정치, 상식의 정치를 내걸었던 전통적 민주당 노선에는 어울리지 않는 게 사실이다.

금 전 의원은 또 “다른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쓴소리를 했다. 여권의 ‘내로남불’이나 ‘말 뒤집기’ 행태도 결국 ‘우리는 항상 옳고 항상 이겨야 한다’는 적대적 진영 논리에서 비롯됐다는 게 금 전 의원 진단이다. 친문에게 찍혀 낙천하고 당내 입지가 좁아지자 탈당한 인사의 한풀이성 발언이라고 무시하기엔 수긍되는 대목이 많다.

실제로 174석 거여 민주당은 총선 압승 이후 국회 상임위원장 싹쓸이와 부동산 3법 통과 강행 등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을 고수하고 있다. 또 지지층에선 상식과 이성적 목소리마저 내부 총질로 몰고 '좌표'를 찍는 강경 일변도의 행태가 종종 표출되고 있다. 그런데도 당 지도부는 극단적인 지지층의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 계산만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민주당은 금 전 의원 탈당에 “큰 의미 없다” “철새 정치인”이라고 옹졸하게 반응하기 전에 자신의 모습부터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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