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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어, 안철수 진짜 왔잖아? 국민의힘 낙선자들 오찬에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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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여부 묻자, 즉답 피하며 “정권교체가 필요”

조선일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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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국민의힘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들과 만나 내년 재보선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 여부와 관련, 즉답을 피하면서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며 ‘야권 통합’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지난 10일 경기도 양주의 한 야외 식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오찬 모임에 참석해 한 시간가량 식사하며 대화를 나눴다. 안 대표는 모임에 초청받고 “사람들 만나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라며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이날 모임에는 홍인정(은평갑), 공재광(평택갑) 위원장 등 수도권의 40~50대 ‘소장파’ 전·현직 당협위원장 15~16명이 참석했다. 대부분 안 대표와는 일면식이 없었다고 한다. 일부는 “정말 올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원래 매달 열던 모임이지만 참석자들은 총선 패배로 6개월 만에 만났다고 한다. 다소 어색한 분위기에서 참석자들이 “계파 활동 안 하고 당을 지켜왔는데 바른미래당 출신들과 통합하면서 오히려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번 총선에 출마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안 대표는 여러 사람 발언을 끝까지 경청하며 공감과 위로를 표했고, 서서히 분위기가 풀렸다.

한 참석자가 “서울시장 출마하느냐”고 묻자, 안 대표는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했다. 한 참석자는 “상당수 참석자는 ‘대선으로 직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참석자는 “(안 대표가) 정권 교체를 위해 이번 재보선부터 야권 통합에 역할을 하겠다는 뜻 같았다”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안 대표는 과거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 양보’를 했던 상황에 대해 “당시 여론조사에서 제가 1등이었지만 박 전 시장이 무소속 후보로서 굉장히 확고하게 출마 입장을 피력해서 ‘그러면 하십시오, 도와드리겠다’ 해서 단일화가 됐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섭섭한 것은 이후에 박 전 시장이 저와 의논이나 연락도 없이 갑자기 민주당에 입당을 했다. 저도 좀 황당했다”고 했다. 보수 진영 일각의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책임론’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안 대표는 자신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서도 “저를 오해하고 계신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안 대표가 자신의 국회의원 출마 권유를 거절한 것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이 양반이 정치를 제대로 아느냐”라고 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당시 김 위원장에게) ‘저는 안 한다. 정치에 관심 없다’고 했는데 (김 위원장은) ‘국회의원을 왜 하나’ 이런 식으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런 의도로 말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안 대표는 유럽 5국을 돌며 쓴 책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에 일일이 서명해서 나눠줬다. 안 대표는 2~3차례 “진정성 있게 직접 썼다. 꼭 읽어봐달라”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시장 출마 뜻을 밝힌 김선동 전 사무총장도 이날 모임에 초청됐다. 김 전 총장은 안 대표 참석 소식에 “보수가 큰 틀에서 같이 가야 된다”며 자리를 함께했다고 한다. 안 대표는 다음 달 5일에는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마포포럼’, 다음 달 6일에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공동 연구 모임인 ‘국민 미래 포럼’에 강연자로 나서기로 했다.

한편 이날 김종인 위원장은 비대위·중진 연석회의를 열었다. 전날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야당 역할을 못한다” 등 쓴소리를 하자 중진들과 대화 자리를 만든 것이다. 일부 중진은 “좀 더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했지만, 정진석 의원은 “소속 의원 103명 중 절대다수는 지금의 비상 체제 지도부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고, 권영세 의원도 “김종인 비대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중진들과 김 위원장의 신경전이 봉합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선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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