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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낙연 ‘총리 같은 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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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협의 직접 주도하는 등

장관들 모아놓고 정책 논의

현안 관련해서도 꼼꼼히 챙겨

당내 각종 TF·위원회 17개나

측근 “큰 메시지 없다 비판 있지만

디테일 강점 알아줄 날 올 것”


한겨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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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는 총리 스타일’.

지난 8월29일 이낙연 대표가 취임한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다. 기존 당대표와 달리 이 대표가 행정부가 챙겨야 할 자잘한 정책까지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 정치’라는 긍정 평가와 함께 ‘깨알 리더십’이라는 반응이 엇갈린다.

지난달 22일 국회에서는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위원장을 맡은 이 대표가 먼저 발언했다. 그는 수능을 차질 없이 치러야 하며,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서둘러야 하고, 코로나19로 힘든 공연예술계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이 관련 사항을 보고했고, 이 대표의 당부가 이어졌다.

당대표가 직접 ‘당정협의’를 주도하는 풍경은 이 대표 취임 뒤 부쩍 늘었다. 통상 당과 정부가 협의할 사안이 있으면 당 정책위원회 또는 해당 상임위원회 의원들과 정부 부처가 당정협의를 통해 실무조율을 하고, 지도부는 큰 그림을 결정해왔다. 한 당직자는 “국무총리가 부처 장관들을 모아놓고 현안을 챙기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가 자주 연출된다”며 “예전에는 정부의 영역은 정부가 하고, 예산·입법 등이 결부될 때 상임위나 정책위가 결합해서 함께 논의했는데, 지금은 정부의 구체적인 실무에까지 당대표가 직접 개입한다”고 말했다. 21일 열린 당정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도 이 대표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에게 “내일부터 공연, 영화, 체육 분야에 대한 소비할인권 지원이 재개되는데 방역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외식, 관광, 숙박 등 다른 분야의 할인권 지급도 검토해달라”고 말한 것도 자잘한 정책까지 직접 챙기는 이 대표 스타일이 반영된 모습이라는 평가다.

이 대표 취임 뒤 당내에 많이 생긴 각종 현안 관련 태스크포스(TF)와 비상설위원회를 두고도 비슷한 평가가 나온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위원회', 이른바 ‘소확행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교통비, 주거비, 대학생 학자금 이자 문제, 택배노동자들의 박스 상하차 문제 등 피부에 와닿고 짧은 시간 내에 다룰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이 외에도 부동산 세제와 공급 대책, 전세난 대응 등 논의를 위한 ‘미래주거추진단'이 출범했고, 당 체질개선을 주도할 혁신위도 가동 중이다. 한반도 정세 대처를 위한 한반도 티에프 등도 활동 중이다. 각 최고위원들이 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해충돌 방지, 공정경제 3법 등 현안 전담 티에프까지 더하면 티에프는 총 11개, 비상설 특별위원회는 6개에 이른다.

이 대표가 너무 구체적인 실무까지 챙긴다는 지적에 대해 대표 쪽 인사는 “‘총리 스타일’이라기보다 ‘이낙연 스타일’이다. 초선 의원 때부터 이런 방식으로 일해왔다”며 “문제가 있으면 누군가가 책임지고 해결을 해야 하는데 거대 여당이 되면서 조금 굼뜬 부분이 있어서 여러 티에프를 꾸리고 있는 것이다. 공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그동안 시대적 거대 담론에 희생되어왔던 소담론이 굉장히 많다. 이 대표가 디테일에 강점이 있으니 그런 걸 하나하나 챙겨가려고 한다”며 “큰 메시지가 없다는 비판이 있지만 계속 이렇게 가면 알아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원철 이지혜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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