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단독]9월 취업자 감소, 통계청 "39만명" vs 전일제 환산 "135만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감브리핑]유경준 의원 "고용통계 거품 심각…'전일제 환산' 통계 보조지표로 활용해야"

재정일자리 집중된 보건·사회복지업, 일시휴직자 집중된 운수·창고업 '거품' 가장 커

뉴스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채용 취소·연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설명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9.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9월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작년에 비해 135만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취업자 수는 39만명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과 크게 대비된다. 한 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산정되는 통계청 지표와 달리 전일제 환산 방식은 20시간 일하면 0.5명, 40시간 일해야 1명이 된다.

현 정부 들어 취업자 수 통계에 '통계 거품'이 꼈다는 비판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사용하는 전일제 환산(Full Time Equivalent, FTE) 통계를 보조지표로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 힘 의원은 20일 통계청의 9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9월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2649만6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135만3000명(-4.9%) 급감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취업자 수가 2701만2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39만2000명(-1.4%)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일제 환산 통계란 한 주에 40시간 풀타임으로 일 한 것을 '전일제 일자리 1명분(1 FTE)'으로 산정하는 방식이다. 20시간 일하면 0.5명, 80시간 일하면 2명 꼴로 차등화해 취업자 수를 계산한다.

이 같은 전일제 환산 방식은 현 정권 들어 지적되고 있는 '통계 거품'을 걷어낼 수 있는 보조지표로 제시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정부 재정으로 만든 초단기 알바가 고용 통계를 부풀려 통계 착시를 일으켰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초단기 알바는 대부분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이 10시간 내외로 매우 짧지만, 주52시간 일하는 일반 근로자들과 똑같이 '취업자 1명'으로 계산됐다. 때문에 아무리 취업 시장이 얼어붙어도, 취업자 수 통계만은 그럴듯하게 만들어질 수 있었다.

전일제 환산 방식은 주 10시간만 일하는 단기 알바 근로자들을 0.25명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이 같은 '통계 거품'을 제거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유럽에서도 독일, 네덜란드에서 '미니잡' 등 단시간 알바가 폭증하던 시기 이 같은 '통계 거품'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그 결과 OECD에서는 현재 국가별 전일제 환산 통계를 매년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유 의원은 "우리나라도 고용형태 다양화에 따라 단시간 근로자는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고용의 양을 평가하는 경우 전일제 환산 빙식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몇년간의 통계청 통계와 전일제 환산 통계를 비교해보면, 현 정권 들어 두 통계의 격차가 빠르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현 정권 들어 고용통계의 거품이 빠르게 커졌음을 의미한다.

두 통계의 증가율을 서로 빼봄으로써 두 통계 사이의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9월은 통계청 통계는 -1.4% 감소했고 전일제 환산 통계는 -4.9% 감소했다. 두 증가율의 차이인 3.4%포인트(p)만큼을 '거품'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거품의 크기는 연도별로 2013(1.0%p)에서 2017년(1.1%p)까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더니 2018년엔 2.8%p로 급격히 커졌고, 2020년에는 3.4%p로 커졌다.

2018년에는 정부가 재정일자리에 돈을 쏟아붓기 시작하면서 거품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일시휴직자와 축소 근무가 크게 늘어난 탓이 크다. 일시휴직자는 통계청 통계에서는 정상 근무를 하는 정규직과 똑같은 '취업자 1명'으로 계산되지만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는 '0명'이 된다. 이 것이 두 통계의 격차, 즉 '거품'을 키운 것이다.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거품의 크기를 산업별로 보면 체감되는 고용 현실과 잘 맞아떨어짐을 알 수 있다. 두 통계의 증가율 차이를 산업별로 보면, 차이가 가장 큰 업종은 운수·창고업(6.2%p)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4.9%p), 예술·스포츠 서비스(12.3%p)다.

운수창고업의 경우 통계청은 취업자가 1.6%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는 -4.6% 감소했다. 이는 항공업 등에서 일시휴직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탓이다. 많은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직원들에게 기약 없는 일시휴직을 통보한 상태다.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더해감에 따라 하늘길이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통계청은 이 휴직자들까지 '취업자'로 계산해 1.6% 늘었다고 발표했다. 취업자 통계에 '거품'이 심하게 낀 이유다.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의 경우 통계청은 5.9%나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는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종에서 늘어난 취업자의 상당수가 정부 재정으로 만든 단기일자리 근로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고용시장을 흔들자, 정부는 4번의 추경예산 편성때마다 단기 일자리를 무수히 늘려왔다. 이것이 또한 '거품'을 형성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 재정일자리 사업이 집중된 또하나의 업종인 예술·스포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졌다. 예술·스포츠업은 통계청에서는 -2.7% 감소했다고 발표했지만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는 -15.0%나 급감하면서 12.3%p나 거품이 생겼다.

전일제 환산 통계는 이처럼 '통계 거품'을 걷어내, 정부와 국민들이 보다 정확히 현실을 인식하고 대처하도록 도울 수 있다. 때문에 현재의 통계청 고용통계와 더불어 보조지표의 하나로 통계청이 직접 관리·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 의원은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는 노동 뿐만 아니라 자본의 투입의 감소,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단축에도 불구하고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이 생산성 증가가 동반되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잠재성장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미래의 한국경제가 매우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뉴스1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전 대구 중구 동인동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대구지방국세청과 한국은행 대구경북·포항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10.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uhcrates@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