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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 극초음속 미사일 배치계획 잇따라 발표…러ㆍ중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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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ㆍ국가안보보좌관 등 통해, 해군 함정에 우선배치

핵잠수함→알레이버크 구축함→줌월트급 스텔스함 순서로

러ㆍ중 우위에 따른 위기감서, 항모전력 재점검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고위 관료들이 빠른 속도로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배치 계획을 잇따라 강조하고 나섰다.

이런 행보는 숙적인 러시아와 중국보다 극초음 무기 부분에서 뒤졌다는 지적에 따른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국가안보보좌관을 인용, 미 해군이 공격형 핵잠수함 함대와 스텔스 구축함 등에 극초음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메인주 포츠머스 해군 조선소에서 한 연설에서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잠수함을 시작으로, 알레이버크급 구축함과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의 순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차례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소 마하 5(시속 6천120㎞)의 속도로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차세대 무기로 평가받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해군의 '재래식 신속 타격'(CPS) 계획을 통해 원거리에서 표적을 제압할 수 있도록 극초음 미사일 전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PS는 미 국방부가 극초음 미사일을 우회적으로 지칭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는 이어 "극초음 미사일 전력은 우선 개량형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에 먼저 배치하고, 다시 줌월트급 구축함에, 마지막에는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의 순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연합뉴스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잠수함
[미 해군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디펜스뉴스는 취역한 지 오래된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 설치된 수직 발사 체계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처럼 대형 미사일 발사에는 어렵고 예산도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일부 함정을 대상으로 발사 체계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부심하는 상황에서 해군 함정의 전력증강 방안은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이와 관련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6일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고, 제해권 우위를 유지하려면 오는 2045년까지 함정 보유 규모를 500척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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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020년 3월 하와이에서 시험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미해군 사진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에스퍼 장관은 이를 위해서는 공격형 핵잠수함 전력을 지금의 51척에서 70∼80척 규모로 우선 증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형 유ㆍ무인함정 배치와 항공모함 전력(11척) 가운데 최대 4척을 감축하는 대신 상륙 강습함을 경항모로 개조해 항모전단의 상시 임무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도 "향후 투자는 중요한 과제로,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소형 무인함은 미래 해군 함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데이비드 버거 해병대 사령관의 말처럼 인도-태평양 도서 주변에 병력을 이동하는 데 필요한 소형 상륙함 전력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라이언 매카시 미 육군장관도 지난 13일 미 육군협회 연설을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은 표적에서 불과 6인치(15.24㎝) 내의 오차로 타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매카시 장관이 언급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난 3월 19일 하와이 카우아이 미사일 발사시험장에서 성공적으로 실시한 '공동 극초음 활공체(C-HGB)'를 뜻한다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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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진 중인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미해군 사진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C-HGB는 초기 비행시험에서 극초음으로 목표물에 날아가 명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탄두부, 유도체계, 열보호망 등으로 이뤄진 C-HGB를 공격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근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육군과 해군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이 미사일을 공동으로 개발해왔다. 육군은 오는 2023년까지 C-GHB를 운영하는 포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포대는 약 20기의 C-HGB, 이동식발사차량(TEL), 통제 차량 및 전원공급 차량 등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닐 터굿 육군 신속 전력·핵심기술국장(중장)은 또 2021∼2022 회계연도에 모두 네 차례의 비행시험을 실시해 C-GHB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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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에서 발사되는 러시아의 '치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RT=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한편 러시아는 지난 7일 백해상의 호위함에서 신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치르콘'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밝혔다.

발사된 미사일은 마하 8(시속 9천792km) 이상의 속도로 비행해 450km 떨어진 바렌츠해의 해상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전했다.

러시아군은 치르콘 미사일을 한 차례 더 시험 발사한 뒤 2021년이나 2022년에 수상함이나 잠수함에 실전 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국정연설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이 최대 마하 9의 속도로 1천km 이상의 사거리를 비행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아반가르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최대 속도가 마하 20(시속 2만4천480㎞) 이상인 아반가르드는 모두 16개의 분리형 독립목표 재돌입 핵탄두(MIRV)를 탑재할 수 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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