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전문가들 "그래도 독감백신 맞아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나필락시스 발생해도 의료기관서 대응가능

"접종 후 15~30분간 반드시 상태 관찰해야"

아시아경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20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뒤 사망자가 16명으로 늘어나면서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중간 조사 결과 독감 백신과 사망의 직접적 연관성이 떨어진다며 예정된 백신 접종을 계속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독감 유행철이 도래한 데다 고위험군의 경우 미접종 시 발생할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지나친 불안감을 갖는 대신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했다.


22일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독감 예방접종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다"면서 "혹시 모를 1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1000만의 이득을 포기할 수 없다. 다만 국민적 불안감이 큰 만큼 보건당국이 백신이 안전하다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유아, 고령층,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 독감 고위험군은 꼭 맞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은 독감에 걸리면 증상이 심하고 사망할 위험도 높다"고 말했다.


◆ 무료접종 대상 확대·트윈데믹 우려 여파= 전문가들은 올해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원인으로 무료접종 대상 확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독감 동시유행(트윈데믹) 우려로 인한 수요 증가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올해에는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대상자가 대폭 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모집단 자체가 많이 증가한 만큼 예년보다 많이 발생했다고 비교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사망자 중 고령층의 비율이 높은 데 대해서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상온 노출·백색입자 발견 백신 등에 대한 우려가 원인으로 꼽혔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평소 '집콕' 생활을 하던 고령층들이 트윈데믹을 피하기 위해 추운 날씨 속에서 긴 줄을 서서 백신을 맞는 과정이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독감을 예방하려다 오히려 기저질환을 악화시키는 '아이러니'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경제

전국적으로 독감백신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22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동부병원에서 평소보다 적은 인원이 독감을 접종하기 위해 접수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접종 후 15~30분간 의료기관서 관찰= 최근 상온 노출과 백색입자 발견 등으로 백신 품귀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병의원 앞에 긴 대기줄이 형성되는 이례적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고혈압, 당뇨, 뇌혈관질환 등이 있을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출혈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09년 신종플루 때도 보건소에서 줄을 서서 백신을 맞은 뒤 귀갓길에 뇌경색 등으로 사망한 고령층이 있었다"며 "당시 2주간 8명이 사망했는데 그때의 데자뷰가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령자의 경우 접종 전후 건강을 지키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고령자들은 충분히 잠을 잔 후 심신이 안정된 상태에서 접종을 받아야 한다"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옷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예방 접종은 예약해 긴 대기를 피하고 의료기관까지 차로 이동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보건당국이 전날 백신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아나필락시스(급성 알레르기 반응)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사람이 아나필락시스를 나타낼지 예측할 수 없지만 의료기관에서 대부분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예방접종 후 15~30분간 의료기관에서 상태를 관찰하는 게 필수"라며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했을 경우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면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백신 생산기술이 발달해서 아나필락시스의 원인인 계란 단백이 검출되는 것도 매우 극미량 수준"이라며 "의료기관에서 바로 혈압을 회복하는 등의 조치로 처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