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교황 “동성커플 법적 보호 지지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가톨릭계 공식 가르침에 역행

성소수자 이슈 역사적 전환점

헤럴드경제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동성(同性) 커플이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동성결합법(Civil union law)’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교황 재임 7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를 통해서다. 가톨릭계 공식 가르침에 반하는 것이어서 큰 반향이 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 다큐멘터리에 나온 인터뷰에서 “동성애자도 주님의 자녀이고, 하나의 가족이 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불행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동성결합법이다. 그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라며 “나는 이를 지지한다”고 했다. 2013년 즉위한 이 교황이 동성결합법 지지를 공개한 건 처음이다.

동성결합법은 동성 결혼 합법화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유럽 국가와 미국의 일부 주(州)가 채택하고 있다. 이성 간 정상적인 결혼으로 발생하는 모든 권한과 책임을 똑같이 부여하는 게 골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있을 때 동성 결혼 합법화엔 반대하면서도 이들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교황이 된 뒤엔 동성애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금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즉위 직후인 2013년 7월 동성애자 문제 관련, “주님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내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교황청 안팎에선 성소수자(LGBTQ) 이슈와 관련한 가톨릭교회의 역사적인 방향 전환이라는 평가가 있다. 미국의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은 로이터에 “동성결합법에 대한 교황의 명확하고 공개적인 지지는 가톨릭교회와 성소수자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