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박순철 남부지검장 사의표명 “윤석열 지휘 미흡? 사실과 달라”(종합)

댓글 10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치가 검찰 덮었다” 檢 내부통신망에 글
“수사지휘권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위한 것”
“검찰권 행사 위법·남용시 제한적 사용해야”
“남부지검 수사팀 어떤 결과 내도 의심받아”
서울신문

박순철 남부지검장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2020. 10. 19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22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라임 수사 지휘 미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뒤 사의를 표명했다. 박 지검장은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을 지휘라인에서 배제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했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에 ‘라임 사태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글에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남부지검장으로서 검찰이 이렇게 잘못 비치고 있는 것에 대해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러 며칠 동안 고민하고 숙고하다 글을 올린다”며 이렇게 밝혔다.

박 지검장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봉현의 2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로 그동안 라임 수사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가중되고 있고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검찰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박 지검장은 최근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라임 사건 수사 지휘가 미흡하다는 발표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서울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0. 10. 2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서울신문

박순철 남부지검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 10. 19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야당 정치인 비리수사 총장 보고했고
당연히 수사해 와 의혹이 있을 수 없다”


그는 “검사 비리는 김봉현 입장문 발표를 통해 처음 알았기 때문에 대검에 보고 자체를 하지 않았고, 야당 정치인 비리 수사 부분은 5월쯤 전임 남부지검장이 격주마다 열리는 정기면담에서 보고서를 작성해 총장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고, 8월 31일 그간의 수사 상황을 신임 반부패부장 등 대검에 보고했다”면서 “저를 비롯한 전현직 수사팀도 당연히 수사해왔고 그렇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지검장은 추 장관의 수사 지휘권 행사도 비판했다.
서울신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추 장관은 지난 19일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과 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2020.10.20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 10. 2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지휘 배제 주요 의혹
사실과 거리가 있다”


“尹, 가족수사 스스로 회피해왔는데
수사 지휘 배제 납득 안돼”

그는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따라 남부지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해야만 한다”면서 “그런데 총장 지휘 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 “검찰총장 가족 등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는, 그 사건의 선정 경위와 그간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에 대해 검찰총장이 스스로 회피해왔다는 점에서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권을 규정한 검찰청법 조항의 입법 취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검찰권 행사가 위법하거나 남용될 경우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서울신문

라임자산운용(라임) 환매 중단 사건 관련 현직 검사와 야권 정치인 등이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놓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다시 충돌했다. 법무부가 윤 총장이 관련 의혹을 제대로 지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표하자 대검찰청은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진은 추 장관(왼쪽)과 윤 총장.서울신문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1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 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 10. 19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치권·언론 각자 유불리 따라 비판해
어떤 결과 내놔도 공정성 의심받을 것”


그는 “정치권과 언론이 각자의 유불리에 따라 비판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부지검 수사팀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그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라임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과 언론의 시각에 우려를 나타냈다.

강원 출신에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박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부부장과 특별수사3부장, 대검 형사정책단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6년 국무조정실에 파견돼 부패척결추진단 부단장을 맡았고, 창원지검장과 의정부지검장을 거쳐 지난 8월 인사 때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이동했다.

앞서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신문이 단독 보도한 ‘옥중 입장문’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뿐 아니라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검찰이 원하는 결론에 맞춰 수사했고, 전관 변호사를 통해 특정 정치인이 관련이 있다는 진술을 하라는 협박도 했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에서 “지난해 7월 전관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면서 “회식 참석 당시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실제 1명은 수사팀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서울신문DB


법무부 “윤석열 검사 비위 보고 받고도
여권 인사와 달리 철저히 수사 안 해”


“일부 접대 받은 검사 특정”
“신속 수사 위해 남부지검에 의뢰”

법무부는 지난 18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라임자산운용 사건 수사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철저한 수사를 수차례 밝혔는데도, 야권 정치인 및 검사 비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 등이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전날 “감찰 결과 금품과 향응을 접대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일부 대상자들을 특정했다”면서 “신속한 수사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안으로 판단돼 서울 남부지검에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수사 진행 경과를 참고해 나머지 비위 의혹도 그 진상규명을 위해 감찰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법무부는 추미애 장관의 지시로 감찰에 착수했으며, 사흘간 김 전 회장을 직접 조사했다.
서울신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서울신문DB·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법무부 발표, 말도 안 돼”
“검사 비위 전혀 보고 안 받아”


“내가 라임 검사 선정? 장관이 최종 승인”
“야권 인사 수사 지시했고 지금 수사 중”

그러자 윤 총장은 법무부 발표는 사실이 아니라며 이례적으로 언론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윤 총장은 언론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면서 “턱도 없는 이야기다. 수사를 내가 왜 뭉개느냐”고 정면 반박했다. 윤 총장은 “수사팀이 야권 인사에 대해 수사한다고 해서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지금도 수사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사 비위 사실은) 전혀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밝힌 뒤 라임 사건의 수사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법무부 발표에 대해 “타 청에서 파견 보내는 건 법무부와 대검, 해당 청이 서로 협의해서 정하는 것”이라며 “법무부가 최종 승인을 해야 해 총장이 전적으로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대검은 외부 파견만 재가한다”며 “수사검사 선정을 총장이 다 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거듭 항변했다.
서울신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출근하고 있다. 2020.10.19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추미애 “서울지검·남부지검
尹 지휘 받지 말고 결과만 보고하라”


秋, 윤석열 지휘권 박탈한 수사지휘권 발동
靑 “신속·성역 없는 수사 위해 불가피한 조치”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라임 로비 의혹 사건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추 장관은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에 수사 의뢰하면서 윤 총장의 수사지휘를 받지 말고, 수사 결과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추 장관은 또 라임 사건에서 술 접대 의혹이 불거진 검사와 수사관을 수사와 공판팀에서 배제해 새롭게 재편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라임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의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해 “신속하고 성역을 가리지 않는 엄중한 수사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추 장관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신문

국감 업무보고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10.22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

국무회의 주재하는 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10.20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