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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국내 연구진, 코로나19 환자 '사이토카인 폭풍' 예방·치료 방법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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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코로나19 환자의 몸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 밝혀졌다. 해당 물질의 체내 동향을 파악하면 코로나19 환자가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인한 장기 손상 등 중증에 이르지 않도록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22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제어전문연구단 서영교 박사(사진)팀은 영남대, 경북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코로나19 환자의 몸에서 ‘체내 지방 생합성 조절 단백질(SREBP)’이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켜 폐 손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시그널 트랜스덕션 타겟 테라피’ 최근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몸 속 면역물질이 과다 분비돼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이며, 급성 호흡곤란과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SREBP는 간을 비롯한 몸 속 조직에서 콜레스테롤 조절과 선천적인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핵심 물질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의 혈액에서 SREBP가 활성화되는 수준을 모니터링했는데, 이 물질이 염증성 사이토카인 방출과 혈관 파괴에 관련돼 있다는 증거를 확인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니 SREBP 일부가 체내에서 독소 역할을 해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킨 것이다.

연구팀은 SREBP가 혈액에 분비되는 동향을 감시해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와 진단 목적에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이토카인 폭풍과 장기 손상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 조치를 취하거나 사이토카인 폭풍을 회복시키기 위해 SREBP가 표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SREBP 활성 억제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사이토카인 생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서영교 박사는 “이번 성과는 코로나19로 인한 급성 폐손상 등을 진단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표적을 개발하는 데 바탕이 될 것”이라며 “계절 급성 감염증 질환이나 노인성 대사 불균형 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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