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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산 보톡스 중국서 판매허가 못 받았는데… 관세청 통계는 "연간 1000억원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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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메디톡스 분쟁으로 본 보톡스 중국 수출 통계
"암암리에 수출시 진상 파악 어려워"... 밀수출 관행 부각

중국에서 판매 허가도 받지 못한 한국산 보툴리눔 톡신 이른바 보톡스 제품이 2년 연속 연간 1000억원 안팎 규모로 현지에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들어서만 9월까지 중국에 900억원어치 이상이 수출됐다. 정부는 사실상 ‘밀수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정확한 수출 규모 파악은 하지 못하고 있다. 업무량 등의 문제로 모든 품목을 세밀하게 파악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보톡스 1호 업체 메디톡스에 허가 취소 조치를 취한 품목의 수출용 물량이 중국으로 넘어간것으로 확인되면서 업게의 보톡스제품 밀수출 관행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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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보툴리눔 톡신을 포함한 독소 품목의 중국 수출액은 8008만5000 달러, 약 90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독소 품목 내 대부분을 보툴리눔 톡신 관련 제품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다만 특정 기업이나, 제품 정보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독소는 말 그대로 마비를 일으키는 독으로, 아주 미량으로 마취를 일으키는 균주를 뽑아낸 것이다. 워낙 독성이 강하다 보니 미량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한정적인데, 보툴리눔 톡신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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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보툴리눔 톡신을 포함한 독소 품목은 해마다 증가 추세다. 2016년 1588만4000 달러(약 18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5618만3000 달러(약 637억원), 2018년 6512만8000 달러(약 740억원)에 이어 지난해 1억799만1000 달러(약 1225억원)까지 급증세를 탔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수출에 차질을 빚었던 1~4월을 제외하면 5~9월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1월과 2월 각각 174만4000 달러(약 19억원), 97만4000 달러(약 11억원)에 불과했던 한국산 보툴리눔 톡신 등 독소 제품의 중국 수출액은 5월 1799만1000 달러(약 204억원)로 급격히 늘었다.

문제는 중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국내산 보툴리눔 톡신은 없다는데 있다. 2018년 메디톡스(086900)를 시작으로, 휴젤(145020)등의 업체가 중국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판매하기 위해 중국 당국에 판매 허가 신청서를 냈지만, 수년째 묵묵부답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한국산 보툴리눔 톡신이 판매되고 있다면, 그 자체가 불법이 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중국 정식 허가를 받고 수출할 경우 (식약처 쪽으로)통보되거나, 알려오겠지만 암암리에 간 것을 파악할 수는 없으며 밀수출에 해당할 수 있다"며 "허가 받지 않은 나라에 판매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중국으로 건너 간 한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정확한 규모는 현재 정확히 추산하기 힘든 상태다. 관세청 관계자는 "모든 통계를 HS코드로 관리하고 있으며 수출은 허가 요건만 구비하면 제한이 없다"며 "품명이나, 규격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부문이 있는데 업무량이 많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툴리눔 톡신 업계는 따이궁(보따리상)을 통해 중국으로 제품을 판매·유통하는 것을 관행으로 삼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2016년 산둥성, 2017년 광둥성 검역당국이 개인들이 한국에서 보톡스 제품을 대거 휴대하고 중국에 입국하다 적발된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다. 심지어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은 2016년 보톡스 제품 소비 경고를 발령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메디톡스 외에도 다른 업체에서 중국 수출 등의 정황이 파악된다면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보툴리눔 톡신의 중국 불법 수출 의혹을 두고 법적 공방을 시작한 메디톡스와 식약처 간의 쟁점은 제품의 국가 출하승인이 필요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 중 수입자가 요청한 경우에만 출하 승인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메디톡스가 중국으로 수출한 제품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메디톡스는 수출용으로 생산된 의약품을 식약처가 국내 판매용으로 판단해 허가 취소를 결정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일 대전지방법원에 식약처의 메디톡신과 코어톡스에 대한 제조·판매정지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 소장을 제출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메디톡스가 2016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중국에 메디톡신을 수출·판매한 한국 의약품도매상 치우와 물품대금 지급 관련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밀수출 의혹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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