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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팩트체크]무료 백신 찜찜? "수입산 맞든 돈 내고 맞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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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접종 받는 시민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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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 접종 후 사망 사례 신고가 이어지며 불안감이 크다. 특히 사망자 대부분이 정부가 조달계약을 맺은 무료 접종을 한 것으로 확인돼 유료 또는 수입 백신 접종이 안전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22일 한 인터넷 맘 카페에서는 “아버지가 고령층으로 무료 접종 대상자인데, 너무 찜찜하다”며 “수입 백신을 맞춰드리려 하는데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느냐”고 묻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국산 백신을 맞고 죽는 사람도 나오고 불안해서, 만 원 더 내고 수입 백신을 맞았다”는 글이 적지 않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국산과 수입 백신의 효능 차이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독감 백신은 전 세계 백신 제조사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똑같이 균주를 배분받아 생산한다. 균주는 순수하게 분리해 배양한 세균이나 균류를 말한다.

독감 백신 배양 방식은 두 가지다. 유정란의 흰자에서 균주를 키워 만드는 ‘유정란 방식’과 동물 세포 등을 배양해 생산하는 ‘세포배양 방식’이다.

국산 및 해외 백신 제조사 대부분이 ‘유정란 방식’으로 백신을 만든다. 제조사의 국적에 따라 효능의 차이가 발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일각에선 유정란의 오염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몇 단계에 거쳐 독성 검사하고 최종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기 때문에 유정란 오염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일하게 세포배양 방식으로 백신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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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독감 백신 관련 게시글. 온라인캡처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세계적으로 독감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는 나라가 얼마 없다”며 “국내 제조사는 기술력도 좋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녹십자, 일양,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오래 전부터 백신을 생산했고 일부 국산 백신은 순도 측면에서 수입산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백신 제조사의 국적에 따라 효능 차이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예방접종 전문위원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교수는 “독감 백신은 다른 백신중에서도 많이 접종되는 백신이다”며 “부작용이 많았다면 매년, 전 세계 사람들이 이렇게 맞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루엔자 백신이 처음 개발돼 사용된 게 1945년이고 70년 이상 사용됐다”며 “우리나라도 매년 2000만 명이 접종한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독감 접종에 관심이 높아져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부각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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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들어보이는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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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료 백신과 정부가 공급하는 무료 백신 사이에 효능 차이는 없다”며 “오히려 백신 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문제가 생길 소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철저히 검사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질병청이 공개한 ‘2009~2019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사망 사례 신고 현황’ 통계를 보면 독감 백신 관련 사망 신고는 매년 이어졌다. 연도별로 2009년 8명, 2010년 1명, 2011년 1명, 2013년 1명, 2014년 5명, 2015년 3명, 2017년 2명, 2018년 2명, 2019년 2명 등 모두 25명이 사망하며 2012년, 2016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백신 접종 후 사망자 신고가 나왔다. 하지만 이 가운데 피해 보상이 인정된 사망 사례는 2009년 1명뿐이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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