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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장기자의 비사이드IT]요즘 뜨는 자급제+알뜰폰 ‘꿀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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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 사전판매 시작하자 자급제폰 흥행 돌풍

짠물 공시지원금 탓도 있지만 '실속' 수요 몰려

요금제·사용기간 제한 없는 자급제폰에 관심 ↑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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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카드를 이용해 아이폰12 구매시 최대 10%의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사진=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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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애플의 신작 스마트폰인 ‘아이폰12’의 사전예약판매가 시작된 어제(23일) 온라인상에서는 ‘광클’ 대란이 일어났습니다. 사전판매로 자급제폰을 사기 위한 수요가 판매개시 시점인 새벽 0시에 대거 몰렸기 때문입니다.

최대 12%의 카드사 할인혜택을 제공한 쿠팡의 경우 판매 시작 1분만에 자급제 모델이 모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취소 물량이 나오길 기다리며 뜬 눈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같은 자급제폰의 조기 품절 사태는 지난 8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0’ 사전판매 때도 있었는데요. 사전판매 첫날인 8월 7일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갤럭시노트20 울트라’ 미스틱 브론즈 색상이 온라인 전 판매채널에서 매진된 바 있습니다.

아이폰12도 그렇지만 갤럭시노트20 때도 이통통신사 요금제와 결합해 판매하는 소위 이통사향(向) 모델은 여유가 있었는데요. 자급제폰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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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올해 알뜰폰 가입자는 1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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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채널 다양화+중저가폰확대…자급제폰이 뜬다

자급제폰 즉, 자급제 휴대폰은 지난 2012년 처음 국내에 도입됐습니다. 다른 전자제품처럼 소비자는 단말기 제조사 매장이나 전자제품 판매처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휴대폰을 사고, 원하는 통신사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정부가 이통사 중심의 국내 휴대폰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이용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자 도입했으나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2012년 5.3%에서 2015년 7.0%, 2019년 9.0%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곤 있지만, 줄곧 한자릿수에 머물렀습니다.

이통사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휴대폰 유통시장의 구조가 워낙 견고했기 때문입니다. 자급제폰을 도입하며 기대했던 유통채널 간 판매 경쟁이나, 중저가 제품군의 확대 효과도 별로 없었고요.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자급제 단말기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고 불황으로 중저가폰이 늘면서 자급제폰이 ‘뜨는’ 추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국내 자급제폰 비중이 11.8%로 증가하며 처음으로 두자릿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쿠팡, 위메프, 11번가, 롯데하이마트, SSG닷컴 등이 자급제폰 판매를 시작하면서 유통 채널간 경쟁이 붙어 △빠른배송 △카드사할인 △포인트적립 △사전판매 사은품 등의 혜택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득이지요. 그리고 중저가폰은 이통사 공시지원금이나 판매 장려금이 등이 적기 때문에 제값을 다 주고 사는 자급제폰과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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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요금제와 결합되지 않아 사용기간과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급제폰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정말 이득일까?…한번 따져보니

최근 아이폰12이나 갤럭시노트20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고가폰의 경우도 자급제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발품’을 파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고, 사전예약 혜택을 챙기면서 다달이 내는 통신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입니다.

특히 5G 요금제가 나오면서는 통신요금 절약 측면의 매력이 더 커졌는데요. 통신사 결합으로 최신 휴대폰을 구입할 경우 지원금이 높은 5G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5G요금제가 기존 4G 요금제에 비해 1만원 이상 비싸고,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사용 요금의 25% 할인해주는 선택약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함정이 있습니다.

반면 자급제폰은 4G든 5G든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통3사에 비해 저렴한 알들폰 요금제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원하면 언제든지 통신사를 갈아타거나 기기를 변경할 수 있어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고요.

인기 모델인 ‘아이폰12 프로’(128GB)를 기준으로 비교해볼까요. 우선 이통사결합 제품은 아이폰12의 경우 공시지원금이 최대 24만원으로 모든 요금제에서 선택약정이 더 유리한데요. 그럼 기기값은 지원금 없이 135만원을 다 주고 사야 합니다. 쿠팡에서 12% 카드 할인혜택을 받아 구매하면 118만8000원으로 16만원 가량 저렴하고요.

통신요금은 더 차이가 많이 납니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사용자를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이통사를 통해 구매하면 사실상 무제한이나 다름 없는 7만5000원짜리(데이터 200GB 제공) 5G 요금제를 선택약정 할인을 받아 한달에 5만625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급제폰을 샀다면 알뜰폰에 가입해 데이터 무제한 LTE 요금제를 한달에 3만3000원을 내고 사용하면 됩니다. 아직 국내에서 4G와 5G의 차이를 체감하기 힘든 점을 고려하면 자급제폰을 샀을 때 한달에 2만3000원, 1년이면 약 28만원의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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