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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제발 가만히 계시라”…홍남기 24번째 부동산대책 예고에 터져나온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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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100번 채울 기세” “짜증나고 피곤”

洪 추가대책 시사하자 ‘우려’ 반응 봇물

세계일보

정부의 새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5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사진은 16일 오후 서울 목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세대란 타개를 위해 24번째 부동산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냉랭하다. 그간 부동산대책이 오히려 집값 폭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으며 불신을 키운 데다 ‘전세난민’ 위기에 놓인 홍 부총리의 처지와 맞물려 ‘추가대책 검토’에 우려의 반응이 나온다.

◆“대책 100번 채울 기세” “짜증나고 피곤”

홍 부총리가 추가 대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진 24일 부동산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제 가만히 있어 달라고 하지 않나. 안 들리시느냐”며 “엉켜버린 실타래를 푸는 것만 해도 힘들 것 같은데 더 힘들게 하려고 하느냐”고 푸념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지금 상황에서 다른 묘안이 있을까”, “바뀐 정책이 나올 때마다 짜증 나고 피곤하다”고 토로하는 댓글이 달렸다. 한 지역 카페 이용자는 “정책 실패 관련자들이 다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일 텐데 결론은 추가 대책을 내는 쪽으로 간다”며 “또 실패하고 대책하고 100번 채울 기세”라고 비판했다.

홍 부총리 관련 기사에도 추가 대책으로 인한 기대보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이 많다. “지켜보자”거나 “기대된다“는 의견은 극히 드물고, 대부분 시장 불안 악화를 우려하는 반응이다. 마포 전셋집은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혀 비워줘야 하고, 기존 경기 의왕집은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으로 매매계약 파기 위기에 놓이는 등 임대차3법 시행의 ‘피해’를 보게 된 홍 부총리의 처지를 빗대며 “가만히 계시라. 전셋집이나 먼저 구하라”고 비꼬는 댓글도 눈에 띈다.

정작 홍 부총리 본인은 국감에서 “(거래는) 잘 마무리되고 있지만 사생활에 관한 것이라 더 답변하지는 않겠다”고 언급을 피했지만, 홍 부총리의 ‘전셋집 구하기’는 전국민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전날(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세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전세대책과 관련해 정부도 일정 부분 (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세가 안정을 위해 지금 정책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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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洪 추가대책 시사하자 ‘우려’ 반응 봇물

이어 “지난 10년간 전세대책을 다 리뷰해봤다”며 “대개 매매가격이 떨어지는 과정에서의 전세대책은 많은데 전세 지원대책을 하려다 보니 다시 매매시장에 영향을 미쳐 매매가를 올리는 경향이 과거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대책으로) 여러 조처를 할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 조치와 충돌해 손쉽게 채택을 못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관계부처와 머리를 맞대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정책을 착실하게,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추가대책이 기존 대책의 전면 수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전세난 해결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적인 대책이 있는지 여부를 현재 관계부처 간에 고민해보고 있다”고 추가 대책을 시사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해 매매와 전세시장 대책을 이미 발표한 바 있고 착실히 추진하고 있지만, 전세시장이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다”며 “정부로서도 (전세시장) 동향을 좀더 모니터링하고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더 있는지 고민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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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앞 매물 정보란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이른바 ‘5분 연설’로 유명해진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전세시장 불안을 묻자 공공임대를 늘리겠다는 기획재정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제발 좀 가만히 계시라’는 국민 반응을 전했다. 윤 의원은 “전세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된 것은 7월 정부가 별 이유도 없이 임대시장 청사진을 전격 폐기해 버려서”라면서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그 혼란에 임시방편 미봉책으로 대응해 정책의 밑그림이 뭔지 도대체 알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로서는 ‘청사진도 일관된 전략도 없는 정부 정책이 시장 혼란보다 무서우니 가만 좀 계시라’고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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