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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재진의 입시 리포트] 통계의 함정에 놀아난 수시·정시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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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수시 대학입학정보 박람회 입장을 기다리는 고3 수험생과 학부모. (뉴스1DB)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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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19년 5월에 발표한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보도자료에 따르면 수시모집 비율은 77.0%, 정시모집 비율은 23.0%다. 이에 따라 봄부터 학생, 학부모들은 수시모집 선발비율이 높다는 인식을 갖고 입시전략을 수립한다. 수시모집 비율이 크기 때문에 수시에 합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고 무리한 하향지원을 하기도 한다.

77.0%, 23.0%의 통계적 비밀을 알고 있다면 개인별 맞춤식 입시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텐데 지원자의 내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희망 대학, 학과 등을 고려하지 않은 '수시 올인' 입시전략이 안타깝다. 비밀을 하나씩 풀어본다.

수시 73.0%, 정시 23.0%는 전국 196개 대학의 정원외 전형 모집인원까지 포함된 비율이다. 정원외 전형은 농어촌 출신 학생, 특성화고 등을 졸업한 재직자, 서해5도, 차상위계층 등 지원자격이 제한돼 있다.

수시·정시 선발인원 비율은 이를 제외한 일반적 전형 기준으로 선발비율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산업기술대의 경우 정원외(특성화고졸 재직자, 재외국민 등) 포함 정시비율은 19.1%이지만 정원내 정시 비율은 23.2%로 정원내 정시모집 비율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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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전국 196개 대학의 정원 '내' 수시 모집비율은 75.8%, 정시모집 비율은 24.2%다. 정원 내·외 선발인원 비율과 1.2%p 차이가 난다. 정원외 전형까지 포함해 수시 선발인원이 많다는 선입관을 갖게 한 통계적 함정이다.

좀 더 자세한 통계수치를 살펴보자. 지원자들이 전국 모든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거주지 또는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대학에 집중하는 지원패턴이 있다. 대학 소재지별 정원내 수시·정시 비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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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소재 대학 수시모집 선발인원 비율은 69.4%, 정시모집은 30.6%로 전국 대학 평균보다 7.6%p의 차이가 있다. 비수도권은 수시모집 81.0%, 정시모집 19.0%다. 전국 대학 평균과 소재지별 대학의 선발인원 비율은 차이가 있다는 통계적 함정이 숨어있다.

참고로 2021학년도 정원내 수시모집에서 수도권 대학은 전체 지원건수 199만4992건 중 55.3%인 110만4056건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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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이 높아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일부 모집단위의 모집시기별 비율을 살펴보면 의예·치의예·한의예·수의예과는 정시모집 비율이 36.7~39.8%, 초등교육과는 무려 44.1%다. 그에 반해 간호학과는 수시모집 선발인원 비율은 77.4%로 다른 모집단위보다 수시 선발인원 비율이 높다.

전국 대학 평균과 차이가 심한 편이다. 전국 평균 수시·정시 비율을 고려해 지원전략을 수립한다면 그리고 수능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낭패 보기 쉬우니 위 모집단위 지원을 고민하는 지원자들은 남은 39일간 수능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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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시기가 아닌 전형별로는 어떨까.

정원내 기준으로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 비율이 1.4%p줄었다. 정원외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 1만554명이 포함돼 있어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 비율이 높아 보인다. 정원외가 포함돼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이 많다는 통계적 함정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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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이 정원 내·외를 합한 전국평균보다 9.5%p 높다. 수능 위주 전형도 6.7%p 높다. 학생부교과전형 선발인원 비율은 전국보다 20.7%p 낮다. 전국 평균과 완전히 다른 비율이다. 수도권 소재 대학 지원자는 이 비율을 고려해야 한다. 정시모집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 39일간 집중력을 발휘하길 기원한다.

참고로 정원내 전국 학생부종합전형 지원건수 58만989건 중 63.8%인 37만903건이 수도권 소재 대학에 집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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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예·치의예·한의예·수의예·초등교육·간호 등 전형별 선발인원을 살펴보면 실기 위주 전형이 없어 수능 위주 전형이 대체로 학생부종합보다 많은 편이다.

수시 모집인원이 많고 학생부종합전형이 많다는 선입관으로 입시전략을 수립한다면 지원 자체를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전국 대학 평균 통계와 일부 선호도 높은 모집단위들은 모집인원 차이가 크다는 통계적 함정이 숨어있다.

정원내 의예과 학생부종합전형 모집인원 924명 중 56.5%인 522명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12월3일까지 지원자의 수능 취약 포인트를 잘 다듬어 보기 바란다. 정시모집을 39일여 앞둔 시점에서 불안감이 높겠지만 전국 평균의 통계적 함정에 속지 말고 마무리를 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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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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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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