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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건희 타계]"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다시 보는 생전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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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향년 78세로 타계했지만 그가 남긴 말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33년 전인 지난 1987년 12월 1일 45살 나이로 삼성 경영권을 이어받은 이건희 회장은 한국의 대기업에 불과했던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1위',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 '세기의 경영인' 등 많은 별칭으로 불렸다. 과묵하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으나, 수많은 명언을 남겨 매번 큰 화제를 모았다. 역경 속에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그의 생전 어록에 고스란히 스며있다.

◇타계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주요 어록.

▲삼성의 새 역사 창조에 장엄한 시동을 걸어 제2창업의 영광을 위해 이 한 몸을 바치겠다.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90년대까지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1987년 12월 회장 취임사)

▲기업은 혼자서만 잘해서는 안 되는 생명체다. (1993년 5월 한국경영학회 경영자 대상 시상식)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

▲출근부 도장 찍으러 회사 나오지 마라.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기업 디자인은 상품의 겉모습을 꾸미고 치장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담아야 한다. (1996년 1월 신년사)

▲끈기 있게 생(生)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 그것이 중요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훗날 판명되며, 역사의 차이는 곧 기록의 차이다. 데이터, 경험, 역사, 이것은 돈 주고도 못 사는 것이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회장으로 취임한 이듬해(1988년) 제2창업을 선언하고 변화와 개혁을 강조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50년 동안 굳어진 체질은 너무도 단단했다. 삼성이 제일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1992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나는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업 한 두 개를 잃는 게 아니라 삼성 전체가 사그라질 것 같은 절박한 심정이었다. 그때는 하루 네 시간 넘게 자 본 적이 없다. 불고기를 3인분을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대식가인 내가 식욕이 떨어져서 하루 한 끼를 간신히 먹었을 정도이다. 그 해에 체중이 10kg 이상 줄었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많은 사업 가운데 우리가 꼭 해야 할 사업은 어떤 장애가 있어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기업인의 역할이다. 그러나 해서는 안 되는 사업, 하지 않아도 좋은 사업은 포기할 줄 아는 결단과 용기도 있어야 한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오늘날처럼 모든 환경이 초음속에 비견될 정도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동일한 사물을 보면서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는 입체적 사고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입체적 사고가 습관이 되면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오조가 가능하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나는 선친으로부터 '기업은 곧 사람'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나 자신 삼성의 회장으로서 제일 힘든 일이 사람을 키우고, 쓰고, 평가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사람을 키워, 필요한 때 쓰는 일이야말로 기업 경영자의 의무인 것이다. 손자병법에서도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에 못 미친다고 하여 사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지 않았던가. 인사가 만사이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은 어떤 승리에도 결코 우연은 없다는 사실이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라도 노력 없이 승리할 수는 없으며, 모든 승리는 오랜 세월 선수, 코치, 감독이 삼위일체가 되어 묵묵히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선진국일수록 유능한 기업 경영자가 많다. 경영자는 아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되며 실천으로 옮겨야 하고, 실천은 경영 성과로 나타나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경영이 무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답하면서 경영이든 일상사든 문제가 생기면 최소한 다섯 번 정도는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원인을 분석한 후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자기중심으로 보고 자기 가치에 의존해서 생각하는 습관을 바꾸라고 권한다. 한 차원만 돌려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면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추구하는 '업(業)'의 개념'과 회사가 가진 강약점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그 업이 나아갈 방향에 맞게, 그리고 그 업에 맞는 회사의 강점만을 살려서 제대로 연구하고 투자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세 사람이 함께 가면 그중에 반드시 자기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다. 뛰어난 사람에게서 장점을 배우고, 잘못된 사람에게서는 타산지석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차세대를 이끌어갈 것이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아무리 비싼 돈을 주고 일을 시켜도 가정부가 한 일은 집의 안주인인 주부가 한 일과는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주부에게는 '이 일은 내 일이다'라고 생각하는 주인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이익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2년 5월 삼성인력개발원 금융계열사 사장단 회의)

▲200∼300년 전에는 10만∼20만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 살렸지만, 21세기에는 탁월한 한 명의 천재가 10만∼20만명의 직원을 먹여 살린다. (2002년 6월 용인연수원에서 열린 '인재전략 사장단 워크숍')

▲신경영을 안 했으면 삼성이 2류, 3류로 전락했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하다. 신경영의 성과를 어려운 국가 경제 위기 극복과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확산시켜 나가자. (2003년 6월 신경영 10주년 기념사)

▲삼성의 중요 제품들이 이미 국내외 사장을 통틀어 선두권에 진입해 있는 만큼 다른 기업의 경영을 벤치마킹하거나 모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앞으로는 삼성만의 고유한 독자성과 차별성을 구현할 수 있는 창조적 경영이 필요하다. 잘 나간다고 자만하지 말고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변화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 과거에 해오던 대로 하거나 남의 것을 베껴서는 절대로 독창성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을 원점에서 보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창조성이 필요하다. (2006년 6월 전자와 금융 부문을 제외한 13개 독립계열사 사장단 회의)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나가자. (2010년 3월 삼성전자 회장 복귀하며)

▲삼성의 미래는 신사업, 신제품, 신기술에 달려 있다. 기업문화를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 기존의 틀을 모두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 실패는 삼성인에게 주어진 특권으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기를 당부한다. (2012년 신년사)

▲세계 경제는 올해에도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며 삼성의 앞길도 순탄치 않아 험난하고 버거운 싸움이 계속될 것이다. 불황기에는 기업 경쟁력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며 강한 자만이 살아남아 시장을 지킬 것이다. 삼성의 앞날은 1등 제품과 서비스가 얼마나 되느냐가 결정할 것이다. (2013년 신년사)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걸음인 사업도 있다. 선두 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자.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내자. (2014년 신년사)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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