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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왕치산, 1년 만에 공개 연설 ‘건재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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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6일부터 5중 전회

측근 감찰 등 신변 이상설 일축

[경향신문]

정치적 위상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중국의 왕치산(王岐山) 부주석(72)이 근 1년 만에 대중 앞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 부주석이 지난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 금융서밋에서 공개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왕 부주석은 이날 동영상 연설을 통해 중국의 ‘경제적 자립’을 강조하고, 금융 리스크에 대비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세계 경제의 동력이 약해지면서 내수가 경제성장에 공헌하는 비중이 나날이 늘고 있다”며 국내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에 맞선 중국의 대비를 강조한 것이지만, 연설의 내용보다는 왕 부주석의 등장 자체에 시선이 쏠렸다. 중국 공산당 핵심 기구인 중앙위원회 19기 5차 전체회의(19기 5중 전회)의 26일 개막 직전 연설을 통해 건재를 과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시장을 거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밑에서 부총리를 지낸 왕 부주석은 2012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취임한 뒤 ‘부패와의 전쟁’을 이끌며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부상했다. 2017년까지 감찰기구인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사정작업을 주도했고, 2018년 3월에는 부주석 자리에 올랐다. 시 주석의 ‘칼날’ 역할에서 벗어나 부주석이 된 뒤로는 뉴스 등장 횟수가 크게 줄었고, 최근 1년 가까이는 공개 석상에서 연설한 적이 없었다.

지난 2일 기율위가 웹사이트에 왕 부주석의 측근인 둥훙(董宏) 전 조사관이 ‘중대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개하면서 왕 부주석 주변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둥훙은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왕 부주석과 함께 일했던 오랜 측근으로, 왕 부주석이 기율위 서기를 맡고 있을 때 당 고위 관료들을 대상으로 한 부패 수사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기율위는 둥훙의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에는 국영 부동산개발업체인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을 지낸 부동산 재벌 런즈창(任志强)이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런즈창은 뇌물 수수와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범죄 사실을 인정한 뒤 항소를 포기했으나, 지난 2월 시 주석을 ‘벌거벗은 광대’라 비판한 글을 올린 것 때문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해석이 나왔다. 런즈창 역시 왕 부주석과 친했다. 이어 둥훙의 감찰 조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왕 부주석의 신변을 둘러싼 소문이 증폭됐다. 하지만 상하이 회의 연설로 일단 건재함을 보여줬다고 SCMP는 전했다.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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