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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레이더P] 北 "세상이 부러워할 관계로" 중국에 매달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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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5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중국과의 관계가 "어떤 풍파에도 끄떡없는 관계"임을 강조하면서 양국관계를 "세상이 부러워하는 관계"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천명했다.

북한이 최근 연일 북중 관계를 과시하는 배경에는 경제·외교적 이유가 혼합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북제재·코로나19 등으로 경제난을 겪는 상황에서 중국의 지원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관계 강화로 협상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들의 위훈은 조중친선의 역사와 더불어 길이 빛날 것이다' 제목의 1면 사설에서 "조중친선의 여정에 휘황한 미래가 펼쳐지고 있는 역사적인 시기에 조중 두 나라 인민은 중국 인민지원군의 조선전선 참전 70돌을 뜻깊게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중친선을 세상이 부러워하는 관계로 더욱 발전시키고, 친선과 단결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위업을 활기 있게 전진시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인민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여러 차례 만남을 거론하며 "그 어떤 풍파에도 끄떡없는 친선관계로 억척같이 다져진 조중 두 나라 사이의 훌륭하고도 위대한 단결을 다시금 만천하에 과시했다"고 자평했다.

신문은 사설과 함께 중공군의 참전 당시 활약상과 북중 간 우의를 소개하는 4건의 특집기사를 다뤘다. '중국 인민지원군 용사들이 발휘한 고결한 희생정신' 기사에서는 직접 수류탄을 들고 적의 탱크 밑으로 돌진한 중공군의 사례를 전했고, '오늘도 빛나는 용사들의 위훈' 기사에서는 적진의 돌격을 열 차례 이상 막아 고지를 사수한 중공군의 활약을 소개했다.

북한은 최근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연일 북중 관계를 과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아 참배하고, 평양의 북중 우의탑과 중국 선양의 열사릉에도 화환을 보낸 바 있다.

최근 북한의 경제난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년 간 계속돼온 대북제재 국면에 올해 코로나19·수해까지 겹쳐 '삼중고'로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식에서 '미안하다' '고맙다' '감사하다'는 표현을 반복하며 세 차례나 울먹이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중국으로부터 식량과 유류 등 각종 경제지원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믿을 건 중국 뿐'이란 인식을 드러내는 이유다.

열흘 가량 남은 미국 대선(11월 3일)을 대비해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키워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미 대선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앞서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맹추격하는 형세로 아직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지 가늠하긴 어렵다. 그러나 현 시점에선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다소 높은 만큼 북한으로서도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협상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후보는 22일(현지시간) 진행된 대선후보 토론에서 '어떤 조건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겠느냐'는 질문에는 "핵 능력을 낮추겠다는 조건에 동의해야 한다. 한반도는 '핵이 없는 지역'이 돼야 한다"고 말해 트럼프 행정부보다 한층 강력한 대북 압박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미리 중국이란 뒷배를 확실히 확보해놔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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