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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애니콜 화형식 통해 ‘삼성 갤럭시’로 세계 1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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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팔고 고객 두려운줄 모르나" 호통
'이건희 폰' SGH-T100, 천만대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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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첫번째 휴대폰 SH-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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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첫 애니콜 휴대폰 SH-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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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폰'이라 알려진 애니콜 SGH-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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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품질은 나의 인격이오! 자존심!"
1995년 3월 9일. 이건희 지시로 삼성전자는 불량품을 모두 불태우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엔 품질을 강조한 현수막 옆에 임직원 2000여명이 모았다. 직원들은 회수한 불량 휴대폰 등 15만대를 해머로 부수고 이를 불태웠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불량품을 팔다니, 고객이 두렵지 않으냐”고 호령했다고 한다.

‘애니콜 화형식’은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의 휴대폰 사업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됐다. 화형식 4개월 후 삼성의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50%까지 온랐다. 2002년에는 열고 닫는 클램셸 형태의 ‘SGH-T100’을 내놓았다. 삼성의 기술이 집약돼 당시 ‘이건희 폰’으로도 불렸다. 단일 모델로만 1000만대 판매를 이끌며 휴대폰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삼성 휴대폰의 첫 발걸음은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인 1988년, 이건희 회장은 삼성 최초의 휴대폰 SH-100을 선보였다. 당시만 해도 업계에선 삼성이 위협적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국내 시장에선 모토로라의 시장점유율이 90% 이상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신사업에 뛰어드는 동시에 기존 휴대폰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어했다.

삼성전자는 1994년에 최초로 ‘애니콜’ 브랜드의 휴대폰 ‘SCH-700’을 선보였다. 이건희 회장은 애니콜 브랜드를 내면서 휴대폰의 버튼 배치까지 일일이 신경 써 지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모토로라의 휴대폰은 ‘통화’와 ‘종료’ 버튼이 번호판 하단에 배치돼 있었다. 이 회장은 통화와 종료 버튼을 위로 올리도록 했다. 통화버튼은 위에 배치돼야 누를 때 더 편하다는 주장이었다. 삼성전자는 ‘한국지형에 우수하다’는 마케팅으로 판매량을 늘렸지만 당시 시장 점유율은 13%에 불과했다. 광고비를 늘렸지만 점유율을 높이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당시 불량률이 11.8%에 달해 품질 논란이 있던 시기였다. ‘애니콜 화형식’이 품질 논란을 불식시킨 셈이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며 삼성전자는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삼성은 대항마로 ‘옴니아’시리즈를 내놨지만 성능과 편의성은 아이폰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은 과감히 옴니아를 단종시키고 ‘갤럭시S’시리즈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2012년부터 애플을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2013년에 나온 갤럭시 S4가 이건희 회장의 마지막 작품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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