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3662109 0252020102563662109 02 0201001 6.2.0-RELEASE 25 조선일보 62442202 false true false false 1603625639000 1603668835000

“박원순 땐 맘 아프다던 이낙연, 이건희 초상날엔 훈계냐”

글자크기

네티즌들 비판 잇따라

조선일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보낸 근조화환이 빈소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신경영, 창조경영, 인재경영… 고인께서는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끄셨습니다. 그 결과로 삼성은 가전, 반도체, 휴대폰 등의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했습니다. (…) 그러나 고인은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불인정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기셨습니다. (…) 삼성은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고인의 빛과 그림자를 차분하게 생각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를 놓고 때 아닌 ‘예절 논란’이 일었다. “애도를 표할 때는 애도만 하라” “고인에 대한 평가는 애도를 마치고 하는 게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마지막까지 굳이 이랬니, 저랬니 단점을 짚어 글을 적어야 했느냐”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나라의 큰 어른이 죽은 날에 고인 모독의 욕구를 참을 수 없어 질 낮은 ‘저격’이나 해대는 그런 정도로 민주당과 정의당은 타락했느냐”고 했다. “애도하고 슬퍼해도 모자를 판에, 고인 가시는 길에 왜 흠을 잡느냐. 이것이 당신이 생각하는 ‘깊은 애도’의 모습인가”라는 댓글도 있었다. 또 “이건희 회장의 죄는 대한민국에서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아들로 태어나서 삼성을 물려받고 그 기업을 세계급 기업으로 만든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 대표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 대표가 이 회장을 애도하는 태도와 지난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했을 때의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박 시장 사망 직후 페이스북에 “마음이 아프다. 박원순 시장님의 명복을 빈다. 안식을 기원한다. 유가족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짧은 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내편은 빛만 내세우고 반대편은 그림자까지 운운하며 명복을 비는 건 참 어이가 없다”고 했다. “박원순은 그림자가 없어서 이런 글을 안 썼느냐” “'그 시장님' 추모사에 남긴 글과 너무나도 대조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선일보

/페이스북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비판했다. 그는 “이 회장의 기업인으로서의 업적 평가는 천천히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정리해 배울 것은 기리고 버릴 것은 반성, 성찰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초상집에서 삼성 임직원과 유족들이 상심하고 있을 오늘 재벌 경제니 노조 불인정이니 지배구조니 정경유착 따위를 추모사에 언급하고, 삼성에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라고 훈계질하는 것은 무례이자 무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가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삼성물산 합병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하자는 입장을 가진 경영학자인 저이지만 오늘 하루는 배우자만 빼고 다 바꿔 혁신하고 세계 일류 제품만 남겨 사업보국하자는 기업가의 선한 영향력만 기리고 추모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열번 백번 양보해도 삼성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자긍심, 대한민국의 인지도를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향상시킨 것에 비해 여당 정치인들은 혁신은커녕 나라의 민주주의와 법치의 근간을 흔들며 새로운 권위주의로 그나마 4류 정치를 막장정치로 만들었다”며 “양심적으로 오늘 하루는 입에 자물쇠를 거는 예의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