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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첫째도 인재, 둘째도 인재"…미래세대 투자 쏟은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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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2002년 '삼성이건희장학재단' 사재 출연

'꿈장학재단' 7000억 지원…이재용도 '인재 육성' 강조

뉴스1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1942년 에서 태어난 고인(故人)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사진은 2011년 9월 22일 삼성전자 반도체 나노시티 화성캠퍼스에서 개최된 '메모리 16라인 가동식 및 20나노 D램·플래시 양산' 행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사장(왼쪽)이 직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2020.10.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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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S급 인재 1명이 10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가 온다."

향년 78세를 일기로 지난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 최고 부호이자 삼성의 총수로서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해온 인물로 손꼽힌다.

이 회장이 지난 2002년 "21세기엔 S급 인재 1명이 10만명을 먹여살린다"고 했던 발언이 지금껏 명언으로 회자되는 것도 일찍이 삼성을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선 '초특급 인재 양성'이 핵심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같은 현실 인식은 '기술 중시'와 함께 이 회장의 대표적인 경영 철학으로 불리는 '인재 중시'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현재까지도 삼성의 경영 이념이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에 나타나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창의적 핵심인재' 확보에 힘을 썼는데, 이는 사재 출연을 통한 재단 설립으로 현재까지도 명맥을 잇고 있다.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호를 딴 '호암재단'처럼 이 회장도 2002년 자신의 이름을 따 이른바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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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1942년 에서 태어난 고인(故人)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2011년 9월 22일 삼성전자 반도체 나노시티 화성캠퍼스에서 개최된 '메모리 16라인 가동식 및 20나노 D램·플래시 양산' 행사에서 임직원들과의 만찬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가운데). (삼성전자 제공)2020.10.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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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해외 유명 대학 및 대학원 유학생 100명을 선발해 1인당 5만달러씩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이 800억원, 당시 상무보였던 이 부회장이 700억원 등 사재를 출연하고 삼성전자도 1500억원의 주식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장학재단은 2002년 10월 1기 장학생 선발 이후 2006년 8월 5기 장학생까지 뽑은 이후 '삼성장학회'로 명칭을 바꿨다. 2015년 14기 장학생 선발까지 진행된 삼성장학회는 2016년 1월 신규 장학생 선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삼성은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저소득층, 소외계층 대상의 사회공헌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부터 신규 장학생을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규 선발은 중단됐으나 삼성장학회의 도움을 받은 장학생들은 현재까지도 네트워크를 이어가며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에는 이 회장이 또다시 사재를 출연해 만든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이 출범하기도 했다. 이는 2005년 터졌던 '삼성 X파일' 사건으로 삼성이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이 회장이 반성과 사회 환원을 목적으로 내놓은 방안이었다.

현재는 '삼성꿈장학재단'으로 공식 명칭이 바뀌었다. 재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금 3250억원과 보유 중인 주식 3617억원가량을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삼성장학회가 글로벌 우수인재 육성이 목적인 반면 꿈장학재단은 소외계층 지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현재도 저소득층 가정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매월 15만~20만원가량을 지원하는 '꿈장학'을 비롯해 드림클래스 장학, 리더육성 장학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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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8월 20일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광주 교육센터를 방문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참관하고 교육생들을 격려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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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의 인재 육성 철학은 이재용 부회장 시대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평소에도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인재와 기술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론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8년 이 부회장은 180조원 규모의 경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당시 국내 혁신 생태계 지원을 위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산학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매년 전·현직 교수 350여명과 박사 장학생 및 양성과정 학생 400여명 등을 선발해 지원했으며,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산학과제 지원 규모를 기존 연간 400억원에서 2배 이상 확대했다.

삼성전자가 취업을 앞둔 청년들에게 소프트웨어를 교육시켜주고 매월 교육비까지 지원하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amsung Software Academy For Youth)'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1년간 두학기로 나눠서 진행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기본 코딩 교육부터 실무 중심의 프로젝트 수행 과제 등을 진행하는 한편 교육생 전원에게 매달 100만원의 지원비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SSAFY' 교육생 5기 모집을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인재 양성 철학은 이어내려와 초일류 삼성의 경쟁력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며 "이재용 부회장도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에서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더욱 바쁜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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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10.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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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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