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구을)은 26일 故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에 대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 경제의 큰 거목이었다”라고 애도하며 “새로운 경제 리더십이 우리 경제를 선도할 시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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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계 질서가 예전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권위주의 시대에 있었던 기업 문화, 경제질서 이것이 지금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에서 맞지 않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몇몇 기업 총수들에게 당신들이 맡아서 기업을 운영해 봐라. 그리고 경제를 일으켜봐라고 이야기했었던 때에 모든 국가적 자원과 기회와 이런 걸 다 밀어주고 모아줬던 특권의 시대가 아니다. 실력을 가지고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전혀 다른 리더십들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선 “제가 이재용 부회장이면 아직 좀 아슬아슬할 것 같은 느낌이다. 왜냐하면 삼성그룹 경영의 핵심은 삼성전자를 누가 얼마나 장악하느냐다. 그런데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보면 故 이건희 회장의 지분까지 합쳐서 그 가족이 한 5.5 정도를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300조가 훨씬 넘는 회사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5%, 6%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전체적으로 보면 가족 것이 5~6% 그리고 삼성물산을 통해서 지배하고 있는 게 4.5 정도가 있으니까 그 정도만 가지고도 사실 적지 않다”라며 “특수관계인까지 합치면 15~18% 정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까 상속세 때문에 연이어지는 여러 부담들이 있어서 이걸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해 나갈지는 좀 지켜봐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 삼성SDS 9701주(0.01%) △ 삼성물산 542만5733주(2.86%) △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 평가액은 23일 종가 기준으로 18조 2000여억 원에 이른다.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는 이 회장이다. 이 부회장의 현재 삼성생명 지분율은 0.1%도 채 되지 않는다. 이 부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승계해야 한다. 문제는 어마어마한 상속세다.

이 회장의 상속인들은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세법상 할증을 적용받으면 최고 60%의 세금을 내야 한다. 10조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변수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회사가 총자산 3%가 넘는 계열사 주식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 가운데 3%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해야 한다. 금액으로는 20조원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

박 의원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8%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건 이재용 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개인 돈이 아니다. 삼성생명 계약자들과 삼성생명의 주주들의 돈을 갖고 하고 있는 거니까 팔아도 자기 것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의 돈으로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는 이 구조를 어떻게든 해소하고 본인의 돈과 본인의 책임질 수 있는 그걸 가지고서 회사를 운영하고 잘못되면 본인이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남의 돈으로 이렇게 해 오고 있던 것을 바로잡자라고 하는 게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건희 회장이 갖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 21%는 4~5조 밖에 안 될 거다. 그거 가지고 삼성전자 주식 지분이랑 나머지 상속세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을 거다. 국민들이 ‘뭐 그렇게 많이 내. (상속세)10조를 낸다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거야말로 불로소득의 전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뭐 50% 정도를 내고 할증해서 한 60%까지는 내는 걸로 돼 있다. 여러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는 70%가 넘었다. 상속세는 자기가 고생하지 않고 물려받는 거니까 ‘아버지 돈이 100억인데 내가 왜 50억 밖에 못 받아’라고 하고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남들이 볼 때는 전혀 노력하지 않고 50억이 생기는 거니까 불로소득이다. 그래서 상속세는 당연히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