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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국 사상 첫 아프리카계 추기경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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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추기경 13명 새로 임명

‘인종문제개선’ 그레고리 대주교

르완다·브루나이에서도 배출

세계일보

윌턴 그레고리(사진) 워싱턴DC 대주교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추기경에 임명됐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그레고리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일요 삼종기도를 주례하면서 깜짝 발표한 13명의 새 추기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카고 출신인 그레고리 대주교는 어린 시절 가톨릭계 학교에 다니면서 개종해 성직자까지 됐다. 최근에는 교구 지도자들에게 인종 문제 개선을 촉구했으며, 젊은 흑인 신자들이 자기들과 외모가 비슷한 사제를 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고 한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촉발한 전국적 인종차별 항의시위의 여파가 남아 있던 지난 8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워싱턴 행진 연설 57년 기념 미사에서는 “우리는 인종적 정의와 민족적 화합을 위한 투쟁의 중추적 기로에 서 있다”고 역설했다.

미국 주교회의 회장인 호세 고메즈 대주교는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가톨릭 교회에 희망과 포용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NYT는 “그레고리 대주교의 부상은 수세기 동안 흑인을 권좌에서 배제해온 가톨릭 교회에서도 노예제와 인종차별의 유산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논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흑인 5% 정도가 가톨릭 신자이지만 3만7000여 사제 중 흑인 사제는 250명 안팎에 불과하다.

이날 그레고리 추기경과 함께 르완다와 브루나이에서도 처음으로 추기경이 배출됐다.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 위계질서상 교황 다음으로 지위가 높은 성직자로 현재 전 세계에 220명가량이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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