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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눈치봤나…KB, 전세지수 없앴다 되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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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KB국민은행이 국내 부동산시장 거래 상황을 가장 빠르게 알려주는 '매매·전세거래지수' 공개를 돌연 중단했다가 매일경제가 문제를 제기하자 반나절 만에 지수 집계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 리브온은 매주 발표하던 주간 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 중 매매거래동향과 전세거래동향 통계를 지난 12일부터 집계하지 않기로 했다. 이 지수는 중개업소 모니터링을 통해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더 많은지, 전세 수요에 비해 전세 공급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지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정보는 계약일로부터 30일이라는 시차가 있어 거래동향을 바로 알 수 없지만 KB 통계는 매주 공개돼 시장 동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KB 거래지수는 매주 월요일 조사를 실시해 금요일에 발표한다. 실제로 계약이 이루어진 후 실거래 신고를 아직 안 했더라도 KB 조사를 통해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중개업소에서 응답할 수 있어 현장 분위기를 조금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또 그간 KB 거래지수와 실제 거래량은 거의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 통계가 사라지면 앞으로 국토부 실거래가 신고 말고는 거래량을 가늠할 방법이 없다.

전·월세난이 심화하면서 관련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시점에 2003년 7월부터 이어온 통계 공개를 17년 만에 갑자기 중단하자 일각에서는 정책 실패로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에 대한 부담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최근 전세난으로 인해 이 지수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12일 기준 전국의 전세수급지수가 19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100이면 전세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룬 상태며,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이 부족함을 뜻한다. 이 지수는 최근 '전세시장이 안정됐다'는 정부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눈엣가시'인 통계였다.

이에 26일 매일경제가 온라인 보도를 통해 KB가 거래지수 집계를 중단한 게 정부 외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자 온라인 등에서는 원성이 들끓었다. 한 네티즌은 "이제 현장의 거래 분위기가 어떠한지 조금 빠르게 알 수 있는 KB 거래지수 통계가 중단됐고, 네이버 부동산의 거래 완료 기능도 최근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실거래가가 등재되기까지 '깜깜이' 상황이 지속된다는 얘기다.

논란이 커지자 KB국민은행은 "지난 19일 이후 중단했던 '매매·전세거래지수' 부동산 통계 자료를 26일 오후부터 다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결정은 다양한 분야에서 해당 통계지수를 원하는 분들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고, 언론·통계 이용자들께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KB 측이 정부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은 풀리지 않는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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