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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포스트 이건희’ 첫날 삼성물산 주가 13.5%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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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17.3%로 최대주주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어

“상속세 마련차 배당 늘릴 가능성”

시총 2.6조 늘고 거래량 32배 급증

중앙일보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 다음날인 26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0.33% 올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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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이후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삼성 계열사는 삼성물산이었다. 26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보다 13.46% 오른 11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하루 동안 거래된 삼성물산 주식은 944만 주였다. 직전 거래일(지난 23일)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32배 넘게 증가했다. 이날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22조원을 넘어섰다. 하루 만에 시총이 2조6000억원 넘게 불어났다. 삼성물산 우선주(우B)는 개인 투자자의 ‘사자’ 주문이 몰리며 상한가(29.86%)까지 뛰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90포인트 내린 2343.91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3.71% 급락하며 778.02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780선 아래로 밀린 것은 지난 7월 16일(775.07)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삼성물산은 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정점에 있는 회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7.33%)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33.4%다. 이 중 이건희 회장은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부회장이 삼성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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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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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0조원이 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물산을 비롯한 계열사의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에서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생명 지분을 모두 상속받으면 상속세를 마련할 방법으로 보유 지분의 배당금과 가족들의 개인 파이낸싱(자금 조달)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회장과 가족이 보유하는 계열사 주식으로 받은 배당소득은 지난해 총 7246억원”이라며 “향후 계열사 주주환원 정책 확대로 배당소득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만큼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의사결정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SDS 주가도 큰 폭(5.51%)으로 상승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22.58%)지만 이 부회장의 개인 지분율(9.2%)도 높은 편이다. 삼성생명 주가도 3.8% 올랐다. 코스피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소폭 내렸지만 결국 0.33%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하락률(-0.72%)을 고려하면 양호한 주가 흐름이다.

삼성생명은 그룹 지배구조에서 삼성물산 다음으로 중요한 회사다. 그룹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지분율 8.51%)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건희 회장(지분율 4.18%)과 삼성물산(지분율 5.01%)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더하면 이 부회장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20.76%)이다. 삼성물산도 삼성생명의 지분 19.34%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부친의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삼성물산의 지배력을 유지하면 삼성생명의 지분 4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증권가에선 이 부회장 일가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해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 지분 매각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분의 일부 매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증권(-3.36%)·삼성엔지니어링(-2.71%)·제일기획(-2.6%)·삼성바이오로직스(-0.94%) 등은 주가가 내렸다. 이부진 사장이 경영을 맡은 호텔신라는 장중 한때 4% 넘게 올랐다가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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