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3693706 0022020102763693706 03 0301001 6.2.0-RELEASE 2 중앙일보 0 false true true false 1603724640000 1603749161000

왜 하필 지금…KB부동산 “매매·전세지수 중단” 발표했다 번복

글자크기

17년간 해오던 집계 갑자기 폐지

네이버 이어 또 통계서비스 중단

“정부 입김이냐” 논란 커지자 취소

전문가 “민간통계 더 활발해져야”

중앙일보

‘임대차 2법’의 여파로 전세난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게시판에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동산 매매·전세 거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민간 통계가 집계 중단을 알렸다가 논란이 되자, 몇 시간 만에 다시 살아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KB부동산이 매주 발표하고 있는 매매·전세 거래지수다.

KB부동산 측은 26일 “매매·전세 시장 동향 지수 중 하나인 매매·전세 거래 지수 관련 통계를 10월부터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가 발표(2003년)된 지 17년만의 중단이다. KB부동산은 매매 및 전세거래지수와 함께 매수우위·전세수급·가격전망지수 등 4가지 종류의 매매·전세 시장 동향지수를 매주 발표해왔다.

이들 지수는 4000여명의 전국 공인중개사를 통해 설문조사된다. 매매 및 전세거래지수의 경우 거래량이 활발한지, 한산한지 설문 조사해 0~200범위로 매기는 지수다. 100을 초과할수록 ‘활발함’ 비중이 높다. 이 지수가 마지막으로 집계된 12일 기준 서울의 매매거래지수는 7.6, 전세거래지수는 15.0이었다. 매우 한산하다는 이야기다.

해당 지수의 집계 중단에 대해 KB부동산 측은 “2014년부터 한국감정원에서 실거래량 통계를 발표하고, 올해부터 실거래가 신고 기간도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된 만큼 정확한 실거래량 통계보다 유의성이 떨어지는 매매 및 전세 거래지수만 중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부동산 업계는 술렁였다. “거래지수 통계 중단을 9월에 결정했고, 10월에 시행한 것”이라는 KB부동산 측의 해명에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는 논란이 일파만파 퍼졌다. KB부동산 측은 결국 이날 오후 늦게 “이번 주부터 다시 발표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한 관계자는 “부동산 통계에 대해 여론이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데는 이유가 있다. 선례가 있다. 네이버 부동산은 지난달 중순께 거래 완료 기능을 폐지했다. 이 서비스 역시 2003년부터 시작됐지만 17년 만에 중단됐다. 거래된 매물일 경우 날짜와 함께 ‘거래 완료’라고 노출되던 기능이 사라진 것이다. 네이버 측은 “8월 21일부로 시행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에 따라 실제로 거래할 수 없는, 허위매물을 올린 중개사에 대해 건당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면서 기능을 없앴다”며 “국토부의 지침이 왔다”고 설명했다.

거래 완료된 매물이라 해도 공인중개사가 가격이나 정보 등을 허위로 표시한 경우가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시각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당장의 거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졌다는 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거래 완료’ 기능 폐지로 부동산이 얼마에 거래가 됐는지 알려면 한 달 뒤 집계되는 실거래 자료를 참고해야 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 완료된 매물의 오류가 있다면 기능을 개선하면 될 텐데 굳이 폐지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거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소비자가 중개업소 다니며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올해 부동산 대란 과정에서 부동산 통계는 ‘핫이슈’였다. 민간 통계(KB부동산 등)와 국가 통계(한국감정원)의 차이가 너무 나면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7월 “(현 정부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고 한국감정원 통계를 인용하면서 논란의 불을 지폈다. KB 통계 등을 기초로 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분석으로는 52%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 학과 교수는 “시장경제는 민간에서 끌고 가는 만큼 민간 통계가 더 활발해져서 국민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판단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