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올해 바둑리그는 무조건 우승해야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화요바둑]

국내 최대 규모 기전인 2020~2021 한국바둑리그의 내달 26일 개막을 앞두고 팀별로 전력 강화에 여념이 없다. 출전 8팀 사령탑 중 특히 화제의 중심에 선 최고령 김영환(50), 최연소 안형준(31) 두 감독을 만나 보았다.

조선일보

'13년간 101승' 김영환 감독, '역대 최연소' 안형준 감독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환(킥스)

“올해야말로 목숨 걸고 우승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어느덧 50대에 들어선 김영환 감독의 비장한 출사표다. 그는 바둑리그서 여러 기록을 갖고 있다. 우선 통산 최다승 부문. 101승(95패)을 거둬 2위 최규병(90승), 3위 ‘큰’ 이상훈(87승) 등에게 앞서 있다. 유일한 세 자리 승수 감독이기도 하다.

감독을 맡은 횟수도 올해가 14번째로 압도적 1위다. 2007년 울산디아채에서 출발, 바투·충북건국우유 등을 거쳐 2011년 이후 킥스에서 총 10번째 지휘봉을 잡게 됐다. 포스트시즌엔 잘 올라가다 막판 불운으로 무너지는 패턴이 계속돼 우승컵은 아직 한 번도 안아보지 못했다. 여기에 올해는 최고령 감독 감투까지 쓰게 됐다.

“바둑리그 감독의 역할은 선수 선발, 관리, 오더 등 크게 3가지로 봅니다. 올해는 더 신중하게 오더를 운용하고 선수단 화합 분위기에 신경 쓸 생각이에요.” 1차 선발식 때 안성준 박영훈 박승화를 선발한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했다. 안정적 실력과 단단한 팀워크를 구축할 최적 멤버들이라는 것.

스포츠 세계에서도 특정인에게 14년간 지휘봉을 맡긴 경우는 매우 드물다. 종합적인 능력을 꾸준히 평가받아 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우승 결실이 한 번도 없다는 건 꼭 지우고 싶은 ‘이색 경력’인 것도 분명하다. “저도 최연소 꼬리표를 달고 감독을 시작했는데 최고령이라니 감회가 새롭네요. 올해는 진짜 뭔가 이뤄야죠.”

안형준(컴투스타이젬)

올해 바둑리그 시즌 뚜껑이 열리면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31세 청년 안형준 5단의 감독 발탁 뉴스였다. 2003년 바둑리그가 출범한 이후 최연소 사령탑에 해당하기 때문. 고근태 9단이 지난해 수려한합천 초대 감독을 맡았을 때 수립한 32세 최연소 기록을 1년 단축했다.

바둑은 연령 스펙트럼이 어느 경기보다 넓은 종목이다. 그가 1차로 선발한 이영구 나현 한승주 등 1~3지명 선수 중 주장을 맡은 이영구는 안 감독보다 두 살이나 많다. “영구 형과는 워낙 친해서 모든 걸 터놓고 함께 운영해 갈 생각이에요. 예전 한게임서 팀메이트로 한솥밥을 먹었던 전우이기도 합니다.”

안형준은 킥스 팀 주장으로 선발된 안성준(29)의 두 살 위 친형이기도 하다. 이 역시 바둑리그에선 처음이고 다른 경기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다. “성준이가 좋은 성적을 올리길 바라지만, 우리와 맞붙을 경우엔 당연히 팀이 먼저죠. 각자 자기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는 데뷔 무대인 올해 목표를 우승으로 설정했다. “최연소, 첫 출전의 신참 감독이 창단 팀을 우승까지 이끌어 바둑계에 새바람을 몰아오고 싶다”고 했다. “컨디션 좋은 선수를 고르려고 최종 선발전에 매일 나가보느라 꽤 바빴어요.” 바둑리그는 내달 6일 2차 선발 드래프트로 각 팀 선수 구성을 완료한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