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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님, 제가 대한민국 해칠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강경화에 편지보낸 유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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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장관님, 제가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대한민국의 안보, 질서와 외교관계가 정말 저 같은 일개 연예인의 영향력으로 해침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가수 유승준씨(44)가 국회에서 “다시 비자 발급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엄연한 인권 침해이며 형평성에 어긋난 판단”이라는 내용의 공개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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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가수 유승준씨(오른쪽).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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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는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 장관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올려 “부디 저의 무기한 입국금지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주시고, 이제는 저의 입국을 허락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스티브 유(유씨)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법원 판결 후) 다시 이 사안을 검토했다”면서 “비자 발급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씨에 대한 미국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의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확정됐지만, LA총영사관은 또 비자발급을 거부해 유씨가 두 번째 소송을 낸 상태다.

유씨는 편지에서 “제가 군에 입대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저는 데뷔 때부터 이미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 이민을 간 영주권자였고, 그 무렵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으면 영주권마저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했다.

유씨는 이어 “팬들에게 이 사정을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국에 입국하고자 했지만, 인천공항에서 입국 자체가 거부되고 저에게는 아무런 해명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팬들의 신의를 저버리고 현실적인 실리를 선택한 비겁한 행동이었다고 비판받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적어도 저는 병역법을 어기지 않았다. 제가 내린 결정은 합법적이었으며 위법이 아니면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씨는 “저는 정치범도, 테러리스트도, 범죄자도 아니고 대한민국에 악영향을 끼칠 인물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팬들을 실망시킨 잘못에 대한 평가는 팬들이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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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승준씨 병역기피 논란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경향신문 자료사진.

유씨는 강 장관이 지난 2월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만나 한국 정부가 2020~2022년 인권 이사국으로서 국제적 인권 보호와 증진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것을 언급했다. 유씨는 “외국인에게도 인권이 있고, 범죄자들도 지은 죄만큼만 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18년 8개월동안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되어 입국 금지를 당한 것도 모자라, 앞으로도 영구히 입국금지라는 게 맞는 처사라고 생각하느냐”고 했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유씨 편지에 대해 “해당 신청인이 개인적으로 표명한 입장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추가로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입대를 앞둔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며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유씨는 국적 포기 뒤 고의적 병역기피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유씨는 2015년 8월 LA총영사관에 한국 입국이 가능한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는데, LA총영사관이 비자발급을 거부하자 첫 번째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유씨 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에서 LA총영사관이 유씨에게 비자발급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입국 금지가 지나치다는 취지가 판결에 담겼다. 대법원은 “입국 금지 결정으로부터 13년7개월이 지나 이뤄진 비자발급 거부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재외동포법이 재외동포의 한국 출입국과 체류에 대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에 비춰 재외동포에 대해 기한을 정하지 않은 입국 금지 조치는 법령에 근거가 없는 한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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