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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외면하고 간판정책만 나열"... 스가 첫 국회 연설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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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첫 국회 현안 연설에 박한 평가
학술회원 거부 논란에 "구성원 편중"
"안보 위기감 없고 국가관도 안 보여"
한국일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6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소신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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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6일 첫 국회 소신표명 연설(현안에 대한 입장 설명)에서 후한 평가를 얻지 못했다. 집권 후 맨 처음 맞닥뜨린 일본학술회의 회원 임명 거부 논란은 외면한 채 현재 추진 중인 간판정책만 나열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우호적인 언론들조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달리 주변국에 대한 안보 위기를 분명히 드러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에니시 미쓰코(上西充子) 호세이대 교수는 27일 아사히신문에 일본학술회의가 추천한 학자 중 6명의 임명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그토록 많은 이들이 이견을 표명하고 있는데도 총리가 독단을 보이고 있다"면서 "일본 사회가 쌓아온 지식을 외면하고 틀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스가 총리가 '칸막이 행정 타파' '규제 개혁' 등을 강조한 대 대해서도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의문점에 일일이 답하지 않는 전권 위임으로는 국회의 역할도 없어지고 만다"고 꼬집었다.

이는 스가 총리가 학술회의 추천 인사 중 6명의 임명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느닷없이 학술회의를 개혁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논점을 흐린 것과 무관치 않다. 스가 총리는 전날 NHK방송에 출연해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있고 할 수 없는 것도 있다"며 즉답을 피하더니 "(학술회의 회원이) 일부 대학에 편중돼 있고, 젊은 학자와 지방 출신도 선임해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질문 요지를 교묘하게 비켜가면서 엉뚱한 논점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답을 한 것이다.

우에니시 교수는 아베 정권 당시 사학스캔들 등 불리한 사안에 대해 논점을 흐리는 모호한 답변만 늘어놓는 수법을 '밥 논법'이라고 쏘아붙였다. 예를 들어 '밥(식사)을 먹었느냐'고 물었는데, 아베 전 총리는 '(쌀)밥을 먹었느냐'는 뜻으로 의도적으로 축소해 '(빵은 먹었지만) 밥을 먹지 않았다'는 식의 엉뚱한 답변으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학술회의 논란에 대한 스가 정부의 해명에 대해서도 이와 유사한 '볶음밥 논법'이라고 비꼰 바 있다.

산케이신문은 아베 노선 계승을 공언한 스가 총리의 연설에서 중국과 북한에 대한 '미사일 저지' 등의 문구가 없는 점을 지적했다. 아베 전 총리가 퇴임 직전 주장한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을 거론하지 않은 것을 두고 외교·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엿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이다.

스가 총리가 다음 중의원 선거를 의식해 간판정책 나열과 성과 도출에만 신경을 쓴다는 지적도 나왔다. 역대 총리들처럼 국가관이나 추구하는 이념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미 답이 보이는 주제만 말했을 뿐 국가관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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