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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인사이더] 연봉 절반으로 줄여 스타트업 입사, 창업까지 이어져···이현명 디에이그라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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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업무, 보수적 문화...증권사 퇴사

외국계 보험사와 스타트업 사이 고민..."하고 싶은 일 택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성장 방법이 다르다”

대기업·공기업 취업 정보는 넘쳐나지만 스타트업 취업 정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스타트업 인사이더]는 이러한 공백을 채우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 목소리를 통해 기업 정보, 조직 문화, 취업 준비 방법, 채용 과정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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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에 다니다가 퇴사했다. 연봉을 절반으로 줄여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스타트업이 어느 정도 커진 뒤엔 다시 회사를 나왔다. 이번엔 본인이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이현명 디에이그라운드 대표 이야기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디에이그라운드 사무실에서 이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11년 미래에셋대우(옛 KDB대우증권)에 입사했다. 그는 “요즘만큼은 아니지만 당시에도 취업 관문을 통과하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도 여러 군데 지원했지만 떨어졌다. 그러다 미래에셋대우의 채용전환형 인턴에 합격해 정직원으로 전환됐다. 그는 “지원 당시엔 금융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며 “막연히 전공을 살려 금융 쪽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가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시험을 준비한 이유다. 그는 인턴을 하면서 CFA 레벨 원 자격을 취득했다.

단조로운 업무, 보수적 문화···증권사 퇴사

“입사 3년 차부터 현타가 왔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일상이 단조로웠다. 이 대표는 “부서 이동을 하면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까 해서 찾아봤지만 마땅한 부서가 안 보였다”고 밝혔다. 증권사 업무가 입사 2, 3년 차 정도 되면 “대부분 비슷하게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핀테크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윗 선에서 가로막혔다. 그는 “보고서를 4, 5번 정도 썼다가 포기했다”며 “당시만 해도 금융권이 상당히 보수적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그는 입사 5년이 되던 해 퇴사를 결심했다.

외국계 보험사와 스타트업 두고 고민, "하고 싶은 일 택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입사했다. 구글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채용 박람회에 참석했다가 코인원이란 회사를 알게 됐다. 그는 “비트코인 관련 책을 읽어서 암호화폐 존재는 알고 있었다”며 “흥미가 생겨 코인원 부스에 가서 적극적으로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코인원은 개발자 직군만 채용 중이었다. 그는 전 직장에서 기획자였다는 점을 설명하며 기획자 채용은 안 하느냐고 먼저 물었다. 그러한 질문이 채용까지 이어졌다. 이후 지원 메일을 보내고 면접을 본 뒤 입사했다.

이 대표는 “당시 외국계 보험사에서 과장 자리 제안을 받고, 입사 시기를 정하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연봉을 올릴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그는 연봉을 절반으로 줄여 코인원을 택했다. 그는 “보험사에 가면 증권사와 비슷할 것 같았다”며 “하고 싶은 것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코인원을 선택한 배경을 전했다.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업무 경험 쌓아

암호화폐 붐이 일면서 코인원 규모가 갑자기 커졌다. 그는 기획자로 입사했지만 “오만 가지 일을 다했다”고 전했다. 대기업에선 단조로웠던 업무가 스타트업에선 다채로워졌다. 고객 응대에서부터 내부 조직 관리까지 개발을 제외한 모든 일에 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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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타트업 특성 상 조직이 커져도 초기에 입사한 사람이 권력을 쥐고 관리해야 하는 구조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하고 싶은 비즈니스가 생겼다. 그는 코인원을 퇴사하고 지난해 디에이그라운드를 창업했다. 디지털 자산은행 샌드뱅크를 운영하는 회사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 “성장 방법이 다르다”

이 대표는 “대기업에선 조직문화에 적응한 뒤 사수로부터 지식을 뽑아내는 식으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조직 분위기에 적응해야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일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업무 방식을 배우면 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스타트업에선 성장시켜 줄 사람이 없다. 사수가 있어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해주는 구조가 아니기에 “다양한 경로로 지식을 찾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연습을 지속해야 한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이를테면 유명한 마케터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롤 모델이 될 만한 인물을 찾고, 그가 참여하고 있는 커뮤니티까지 살피며 능동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디에이그라운드 조직 문화는 '존중을 기반으로 한 비판적 커뮤니케이션'

이 대표가 싫어하는 말은 “원래 이렇게 한다”란 표현이다. 의사결정을 할 때는 그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 향후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 생각이다. 합리적 이유를 들어 “조직원을 설득하지 못하면 의사결정을 해선 안 된다”고 그는 말했다. 그가 추구하는 조직은 구성원 간 서로 존중하되 언제든 비판적 대화가 가능한 회사다.

디에이그라운드는 최근 프론트엔드 개발자와 퀀트리서처 직군을 채용하고 있다. 퀀트리서처의 경우 경력이 없어도 괜찮다. 이 대표는 “수익, 통계 기초가 잡혀 있고 금융 쪽으로 커리어를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환영”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거치며 경험했던 점을 많이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며 “본인이 노력한다는 전제 하에 (입사하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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