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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중국 공청단 "6·25 전쟁, 北 남침 아닌 한 국가의 내전" …또 역사왜곡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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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6·25 전쟁을 북한의 남침이 아닌 남북한 간 내전이라고 주장했다.

공청단은 9000만 당원이 소속된 중국 공산당의 지도를 받는 청년 대중 조직이다. 중국 당국이 연일 항미원조(抗美援朝,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도운)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남침마저 부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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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청단은 게시글에서 ″6.25 전쟁은 북한이 한국을 침략한 것이 아니다″라며 ″한 국가의 내전″이라고 답했다.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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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단은 지난 25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린 '항미원조와 관련해 알아야 할 몇 가지'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올렸다.

공청단은 ‘6·25 전쟁은 북한이 한국을 침략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당시 북한과 한국은 서로가 각각 한반도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다. 이는 한 국가의 내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권을 두고) 쌍방간에 군사적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후 6·25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공청단은 또 다른 질문에서 6·25 전쟁과 항미원조 전쟁을 구분 짓기도 했다. “항미원조 전쟁은 6·25 전쟁이 아니다”, “6·25 전쟁은 38선에서 일어났고, 항미원조 전쟁은 압록강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공청단의 주장은 6·25 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에도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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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청단이 25일 웨이보에 올린 '항미원조와 관련해 알아야 할 몇가지'라는 제목의 게시글.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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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미원조 70주년을 맞이한 중국은 최근 6·25 전쟁과 관련해 잇따라 역사 왜곡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6·25 전쟁 참전 기념 연설에서 “항미원조 전쟁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위대한 승리였다”고 말해 한국과 미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또 25일 개막한 항미원조 70주년 기념전에서는 “1950년 6월 25일 내전 발발 후 미국은 병력을 보내 무력 개입을 했고, 전면전을 일으켰다”고 소개했다. 북한군의 침략 사실을 삭제하고 6·25 전쟁을 '내전'으로 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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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은 23일 열린 6.25전쟁 참전 기념 연설에서 ’항미원조 전쟁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위대한 승리“라며 ’애국주의 아래 위대한 도약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CTV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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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국정감사에서 시 주석의 발언이 역사 왜곡이냐는 질문에 “우리 입장에서 그렇다”면서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고 과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도 명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24일 트위터에서 “6·25 전쟁은 중국을 등에 업은 북한의 남침”이라며 “자유 진영 국가들이 (북한군에) 맞서 싸울 때 중국 공산당은 수십만 명의 병사를 보냈다”고 적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미국 측 언급은 사실과 다르며 완전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왕 대변인은 논평 요청에 “중국이 기념하는 항미원조 70주년은 6·25전쟁과 관련 있지만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라며 6·25 전쟁은 내전으로 시작됐고, 미국의 개입으로 전쟁의 성질이 변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선 ”중한 관계를 더 발전시키는 것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은 양측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논박 대신 한중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공청단과 비슷한 인식을 드러냈다. 한 한국 언론사의 질문에 “한국전쟁은 본래 한반도에서 남북 쌍방간에 발생한 것으로 내전에 속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날 홈페이지에 올라온 정례브리핑 기록에는 한국 언론의 6·25전쟁 관련 질의와 대변인의 답변은 빠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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