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3721510 1182020102763721510 01 0101001 6.2.0-RELEASE 118 오마이뉴스 0 false true false false 1603795350000 1603872313000

금태섭 탈당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것에 비하면

글자크기

[주장] 한 더불어민주당 청년 당원의 우려

[기사 보강: 28일 오후 5시]

더불어민주당은 6월, 지난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 법안이라는 '강제당론'에 반해 기권표를 행사한 금태섭 전 의원에게 당규에 근거해 징계를 내렸다. 한 관계자는 징계가 당으로부터의 '제명'도 아니고 '경고'에 그쳤다고 했다. (징계의 종류로는 경고, 당직자격정지, 당원자격정지, 제명이 있다)

그러나 금태섭 전 의원은 반발해 재심을 청구했고 당은 그동안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 이에 금태섭 전 의원은 항의와 유감을 전하며 최근 탈당을 선언했다.

금태섭 전 의원의 탈당 이후 주위 민주당 청년당원들 반응을 보면,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첫 번째 반응은 '무관심'이다.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다음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새정치민주연합 시절부터 보인 행보를 문제시하며, '나갈 사람이 나갔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 주장의 문제는 대다수 국민들은 강제당론이니 당규 같은 정당정치 규율까지 관심을 가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세 번째 반응인, 국민들이 금태섭 전 의원의 탈당을 더불어민주당의 '협량(아량과 도량이 좁아짐)'의 징조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당원이자 한 국민의 입장에서 짚어봤다.

이중 징계는 아니었나
오마이뉴스

▲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불출마 의원들의 더불어시민당 이적을 논의하는 비공개 회의에 참석한 뒤 자리를 나서는 모습. ⓒ 유성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금태섭 전 의원의 징계가 발표된 당시, 김두관 의원은 "금 전 의원은 이미 경선 패배로 심판을 받았는데 또 징계한 것은 이중 징계"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김남국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의 경선 패배가 지역구 관리를 잘 하지 못한 자질 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경선에 참여하는 권리당원들은 친문당원의 비중이 크고, 안심번호 일반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사람들도 민주당 지지자일 가능성이 크다. 이를 감안하면, 금태섭 전 의원의 경선 패배가 주류와 다른 행보에 대한 심판이라고 보아 이중징계라고 판단한 김두관 의원의 지적이 더 타당해 보인다.

하향공천제에 강제당론까지?

한국은 이제까지 당 지도부가 국회의원 후보 결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하향공천제' 위주의 선거를 치러왔다. 17대 총선을 비롯, 19~21대 총선에도 국민경선 도입 등 '상향공천제'를 부분 도입하긴 했지만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 미약한 비중이었다. 그러다보니 계파와 진영, 공천권을 쥔 지도부에게 잘보이는 게 가장 중요한 선거요소가 돼버렸다.

현역 중진의원들도 핵심지지층의 눈치를 본다. 현재 민주당 내 그나마 소수의견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원내 의원들은 조응천 의원, 박용진 의원 정도다. 그들은 소수의견을 낼 때마다 당내 강성지지자들로부터 항의 문자와 전화를 밥먹듯이 받는다. 그런데 당 지도부는 이를 '양념'이니 '에너지'로 대하며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정치신인은 말할 나위 없다. 현재 21대 국회 출범 이후, 민주당의 청년초선의원들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에 비해 정의당의 류호정, 장혜영 의원,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 등은 현역의원들과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첨예한 이슈에 거침 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결국, 민주당에서 정치신인뿐 아니라 소수 중진의원의 의견들이 존중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하향공천제'의 독재적 내부구조가 공고하단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에 강제당론까지 적용해 소수 의견을 원천봉쇄하는 것은 지나치다.

물론 상향공천제에 비해 하향공천제가 이합집산의 폐해를 없애고 개혁과 같은 아젠다를 위해 드라이브를 거는 데는 최적화된 점이 있다. 그러나, 만약 그 지도부가 내린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면? 이를 견제하는 세력과 반론에 대한 토론이 없다면, 국민을 대변하는 길과는 멀어질 수도 있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 '조국대전' 당시 반론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지난 경선에서 금태섭 전 의원과 맞붙을 뻔했던 김남국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다른 지역구로 밀려난 것에는 금태섭 전 의원이 '조국프레임'으로는 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여론을 조성했기 때문이라며 비난한 바 있다.

조국대전이 실제로 민주당에 큰 부담이 됐다는 사실은 지난해 조국 장관의 사퇴 전까지 2주간의 지지율 하락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결국 아무리 미래통합당이 국민을 이간질했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방역 성공이라고 하는 변수가 없었다면, 또 아무리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 정당화하려 해도 조국 장관이 중심이 되는 검찰개혁을 그대로 밀어붙였다면,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압승이 힘들었을 거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민주당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오마이뉴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 공동취재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넓은 스펙트럼은 민주당의 '힘'… 진보적 중도주의로 이끈다."

이낙연 당대표는 취임 전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각오에 대하여 위와 같이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의 지지층 스펙트럼이 넓어져서 이제는 단순 진보정당을 표방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음에 나온 대표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중도주의'란 보수에서 진보까지 넓은 아젠다의 스펙트럼에서 기계적으로 절대적인 '중간값'을 취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즉, '중도주의'란 수많은 의제 중에서 보수·진보 이념의 기준 대신, 가장 시급한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의제를 최우선순위로 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재 국민들이 가장 절박하게 원하는 의제는 무엇일까?

멀리 가지 말고 한국갤럽이 이달 20~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4%p 급락한 이유를 보면, 부동산 정책(14%),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11%)의 영향이 가장 컸다. 또한 지난해부터 조국대란, 청와대 비서진 다주택 논란, 부동산정책,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 등 지지율의 급락 이유에는 한결 같은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부터 최우선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공정'과 불평등 문제이다.

지난 22일 국감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일종의 불평등지수인 피케티지수를 분석해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산출할 수 있는 가장 최근지표인 2019년 한국의 피케티지수는 8.6으로 같은 기간 선진국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독일의 피케티지수는 4.4, 미국 4.8, 프랑스 5.9, 영국 6.0, 일본 6.1, 스페인 6.6 등이었다.

피케티지수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고안한 것으로, 가계와 정부의 순자산을 국민순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한 사회에서 평균적인 소득을 올리는 이들이 부를 쌓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며, 소수가 고가의 자산을 많이 점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용진 의원은 이에 대해 "대부분 토지 등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것과 관련이 깊다"며 "부동산 시장을 조속히 정상화해 자산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평등 지수가 이렇게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은 언제까지 검찰개혁에 대한 야당 방어를 핑계로 민생현안을 미룰 셈인가. 언제까지 검찰개혁 이슈에 국민들이 피로도를 느껴야 하는가. 애초의 취지가 국민에게 국가의 권력을 되돌려주고자 함이었을텐데, 그 취지조차 이미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질 정도다. 게다가 앞으로 민주당에서 소수파가 더 사라진다면, 민주당의 다양한 스펙트럼은 망가지게 될 것이다. 이는 민의의 왜곡으로 이어질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면 더불어민주당은 민생을 외면하는 정당으로 정말 국민들 눈밖에 날 것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금태섭 전 의원의 의견에 동의했던 민주당 지지자들, 혹은 당원이 아닌 중도층 국민들은 많은 의문을 가슴에 품고 민주당을 지켜볼 것이다. 그러니 그에 비하면 금태섭 전 의원의 탈당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거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 '다수파 연합'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핵심지지층에 지나치게 귀속되면 그 외 나머지 국민들에게서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당 지도부는 '더불어'민주당답게 내부 의사결정을 민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강제적 당론 설정을 지양하고, 또 다른 국민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소수파 원내의원들에 대한 포용력을 보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좌고우면하지 않는 자세로 검찰개혁을 마무리하고, 코로나19 이후의 민생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공정과 평등 가치 재건을 위한 구조개혁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택배노동자가 올해만 14명이 과로로 사망하고, 인천 화재 참사 형제 중 동생이 세상을 떠났으며, 청년들의 자살률 역시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74개의 의석을 가진 거대여당은 국민들의 민생을 최우선순위에 두는 책임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임유진 기자(salomet@naver.com)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