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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EU 27개국 “유명희 지지 안 해”…WTO 사무총장 선거 판세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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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당초 시한 넘겨 결정

유명희 선전하고 있는 것”

투표 아닌 합의 통해 선출

정부, 아직 해볼 만 ‘총력’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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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배출이라는 정부 목표가 최대 고비를 만났다. WTO 사무총장 최종 라운드 마감일인 27일(현지시간)을 앞두고 유럽연합(EU)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의 상대 후보인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회원국 합의로 당선자를 결정하는 WTO 규정상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보고,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다.

AFP통신은 EU 회원국들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EU는 27개 회원국이 한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것이 관례여서 선거 결과에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아프리카 등 79개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EU 표까지 얻으면 과반(82개국)을 확보하게 된다.

정부는 판세가 유리하지 않다고 보면서도 WTO 협의 절차 등을 고려하면 아직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WTO 회원국의 선호도 조사는 27일로 끝나지만, 이후에는 ‘콘센서스’(의견일치) 방식으로 최종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이때 과반 지지뿐 아니라 후보 지지 강도, ‘거부권’ 행사가 가능한 강대국의 입김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체 회원국 합의로 사무총장을 추대하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도 “EU가 당초 시한(23일)을 넘겨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는 것은 유 본부장이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재무·외무장관과 세계은행 전무 등을 지낸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국제적 인지도 면에서 유 본부장을 압도한다는 평을 받는다. 외교부 당국자는 “콘센서스 도출을 위한 회원국 간 후속 협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TO 내에서 목소리가 큰 미국·중국·EU·인도 등이 특정 후보를 반대할 경우, 협의가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미국 등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중국은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U 내에서도 동유럽과 발틱 지역 7개국 정도는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 과정에서 여론이 유 본부장 쪽으로 기울게 되면 EU를 비롯해 다른 국가들이 입장을 바꿀수도 있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유 본부장은 통상 분야 전문성, 통상장관으로서 구축한 네트워크, 정치적 리더십 등을 고루 갖춘 후보”라며 지지를 요청했다. 정부는 유 본부장에 반대를 표명한 일본 정부도 설득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WTO 사무총장의 중립성, 유 본부장의 비전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진·박효재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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