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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 역전은 힘들어' 바이든 승리 점찍은 주요 외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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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 승리는 그야말로 이변이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줄곧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앞섰고 클린턴이 승리하리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올해에도 얼핏 상황이 비슷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도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하는 이변을 되풀이하게 될까? 주요 외신은 올해엔 어렵다는 데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올해엔 이변 없을 듯...바이든 승기 잡아

블룸버그는 바이든이 승기를 잡은 것 같다고 26일(현지시간) 진단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26일 기준 바이든은 지지율에서 트럼프를 7.8%p 차이로 앞선다. 당락을 결정할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은 든든한 선거자금을 무기로 광고 세례를 퍼붓고 있다. 유례없는 사전투표 열기도 바이든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반면 일주일 사이 트럼프가 판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트럼프가 역전을 위해선 게임판을 뒤흔들 획기적 이벤트, 부동층 흡수, '샤이 트럼프'로 불리는 트럼프 숨은 지지자들의 총공세가 모두 필요한데 이 세 가지 중 하나도 제대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4년 전 여론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지지율이 50%에 미치지 못했던 것과 달리 바이든은 전국 평균 50.8%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바이든 지지율이 과반을 넘은 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부동층이 결정적 역할을 하지 못하리라는 의미다. 4년 전보다 지지율 격차도 3배나 크다.

'샤이 트럼프'가 이미 선거예측 모델에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선거예측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을 87%로 점치고 있다. 4년 전 이맘때에도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은 87%로 나왔지만, 이번엔 4년 전 샤이 트럼프 변수를 반영해 선거 예측모델을 손본 결과라는 점에서 더 믿을 만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트럼프가 기댈 건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불리는 대형 이벤트다. 그러나 10월엔 트럼프의 코로나19 감염, 월터리드 군병원 입원, 2차 TV토론 취소 등 트럼프에 불리한 소식들만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전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던 코로나19 백신 긴급 승인도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백신 개발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는 화이자는 내달 말쯤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머니투데이

/사진=AFP


최근 바이든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을 둘러싼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터졌지만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과 달리 판세를 뒤흔들지 못했다. 연방수사국(FBI)은 4년 전 대선을 약 열흘 앞두고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로 기밀문서를 주고 받았다는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해 트럼프 캠프에 '선물'을 안겼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스캔들 조사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CNN은 바이든에 대한 유권자들의 호감도가 높다는 점도 이변 가능성을 낮춘다고 봤다. 4년 전엔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비호감도가 높아 '덜 싫어하는 후보를 뽑는 선거'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23일 2차 TV토론이 끝난 직후 실시한 ABC뉴스/입소스 조사에서 바이든이 호감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44%로 비호감이라고 답한 43%를 넘었다.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는 호감 35%, 비호감 57%를 기록했다.


바이든에게 2008년 오바마가 보인다

블룸버그는 현재 상황을 종합할 때 4년 전처럼 이변이 반복되기보다는 2008년 오바마의 승리 궤적을 따를 수 있다고 봤다. 당시 오바마는 여성과 흑인, 경합주가 있는 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 유권자들을 흡수하면서 선거인단 365명을 확보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특히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주요 경합주에서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이 극심한 데다 경기침체가 단기에 해소되기보다 장기적으로 흉터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곳의 표심이 4년 전과 달리 바이든에 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리조나, 조지아는 경합주 가운데서도 공화당 지지 성향이 비교적 강하지만 이번엔 바이든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꼽힌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공화당 선거전략가인 위트 아이레스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4년 전 비교적 가뿐히 이긴 아이오와, 오하이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수세에 몰려있다"면서 "이번에 트럼프가 승리하면 4년 전보다 훨씬 큰 이변이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일각에선 공화당의 대표적 텃밭인 텍사스도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유입되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민심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트럼프가 4년 전처럼 경합주를 다 가져가도 선거인단 38명이 달린 텍사스를 놓치면 바이든에 패배하게 된다.

4년 전 트럼프에 된통 당했던 민주당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젠 오말리 딜런 바이든 캠프 선대본부장은 최근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모를 통해 "트럼프를 앞서는 게 아니라 트럼프를 추격하듯 선거전을 펼쳐야 한다"며, "4년 전 얻은 가장 큰 교훈이라면 선거 마지막 날까지 트럼프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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