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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텔 그래픽칩 수장, 삼성과 인연 부각… TSMC 대신 삼성에 생산 맡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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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삼성 기흥사업장 방문 ‘인증’한 라자 코두리, 올해 ‘세이프포럼’서 발표
공정기술 지연 인텔, 외부 위탁생산 의사결정 앞둔 묘한 시점… 삼성 ‘대어 낚나’ 기대감
TSMC 6나노 활용 유력하지만… 적은 물량 더 싸게 만들 수 있는 삼성도 선택지

조선비즈

라자 코두리 인텔 수석부사장. /인텔 제공




오는 29일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삼성전자 ‘세이프(SAFE, 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 2020 코리아’에 인텔의 그래픽 칩(GPU) 팀을 이끌고 있는 라자 코두리(Raja Koduri) 수석설계자 겸 수석부사장이 발표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가 인텔 칩을 위탁생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설(說)로만 돌았던 이런 관측은 최근 인텔이 공정기술 개발 지연으로 일부 칩에 대해서는 외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이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힘을 얻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 포럼이 삼성의 기술 로드맵과 장점을 소개하는 자리라면, 세이프 포럼은 파운드리 생태계 개발자들과 기술 동향을 공유·협력하는 행사로 지난해부터 열렸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코두리 수석부사장은 ‘2025년까지 AI를 위한 1000배 빠른 컴퓨팅(1000X More Compute for AI by 2025)’이라는 주제로 SAFE 2020 코리아 발표에 나선다. 이에 대해 IT 전문매체 탐스하드웨어는 흥미로운 시점,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코두리의 친분·교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도 코두리 수석부사장은 ‘안녕하세요(Anyoung haseyo)’라는 글과 함께 삼성전자 용인 기흥사업장 앞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당시 뚜렷한 방한 목적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기흥사업장을 찾았던 점, 인텔이 GPU 시장 재진입을 앞두고 있던 점에 미루어 그래픽 칩을 삼성 파운드리에 맡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 인텔은 양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 삼성 중 어디에 어떤 칩을 맡길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인텔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2023년 신제품은 △인텔의 자체 7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 공정으로 생산하거나 △아예 외부 위탁생산을 하거나 △자체 공정과 파운드리를 모두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이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12세대 CPU(중앙처리장치) ‘앨더레이크(Alder Lake)’부터는 고성능 코어와 함께 저전력 코어가 들어가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프로세서’인 만큼 핵심 코어는 자체적으로, 저전력 코어는 TSMC에 맡긴 뒤 이를 패키징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인텔의 10나노 공정으로 만든 부품 밀도와 엇비슷하다는 평을 받는 TSMC 6나노 공정이 활용될 전망이다.

인텔은 TSMC와 공정 기술력이 비슷한 삼성 파운드리를 이용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애플, AMD처럼 최신 공정으로 대량 생산을 맡기는 대규모 고가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 인텔이 처음 위탁생산을 활용하는 만큼 많은 물량을 맡기지 않을 가능성이 큰 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인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수익성 안 되는 사업을 줄줄이 매각하는 등 돈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적은 물량을 TSMC 대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삼성전자는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선택지"라고 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8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한 엔비디아의 소비자용 그래픽칩 ‘RTX 30 시리즈’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서 인정받는 배경도 이런 비용 경쟁력이 작용한 만큼 인텔이 삼성을 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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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D램 생산라인과 함께 EUV(극자외선) 공정을 활용한 파운드리 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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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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