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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선거, 블루웨이브 확률 55~65%···현상유지<트럼프 재선+공화당 상원>도 30%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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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바이든과 격차 빠르게 좁히지만

4개 핵심 경합주 모두 이겨야 해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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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1주일 남았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와 현지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을 가리키고 있지요. 월가 역시 ‘블루웨이브(바이든 당선+민주당 상원 장악)’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논의에서 하원은 따질 것도 없이 민주당 과반수니 관심의 대상조차 안 됩니다.

그럼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수치로 제시해주면 감을 더 잘 잡을 수 있는데요.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바이든 승리확률 65%...트럼프,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 모두 이겨야"
웰링턴 자산운용의 마이클 메데이로스 글로벌 거시전략 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7일(현지시간) 뉴욕 국제금융협의체 주최로 열린 ‘2020년 미국 대선 및 향후 시장 전망’에서 “우리의 예상은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략 65%의 확률로 바이든이 승리하며 상원에서도 비슷한 수치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수 있다”며 “텍사스와 오하이오, 조지아, 아이오와 같은 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경합하고 있다는 점은 바이든이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그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주로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4곳을 꼽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이 4개 주에서 모두 승리해야 가망이 있다는 얘기인데요.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4개 주에서 바이든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공화당이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더 많은 유권자를 등록시켰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메데이로스 매니저는 “전국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것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작다”며 “상원의 경우도 15개 주요 경합지역의 지지율 차이가 모두 한 자릿수여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확실히 높은 셈인데요. 그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펜실베이니아(20명), 애리조나(11명) 가운데 한 곳도 놓치면 안 된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결코 쉬운 게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블루웨이브 55%...현상유지 30%...바이든 대통령+공화당 상원 10%

보다 흥미로운 분석이 이날 나왔는데요. 미 경제방송 CNBC가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레이몬드 제임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같은 대형 금융사의 대선 전망 보고서 수십 건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월가의 시각이라고 보면 되겠는데요.

CNBC의 분석을 보면 블루웨이브 확률은 약 55%(레이몬드 제임스)에 달합니다. 현재 월가에서는 바이든이 당선되고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는 시나리오가 대형 경기부양책이 나올 확률이 가장 높다고 보고 이를 가장 기대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후보의 공약인 클린 에너지와 인프라 투자가 공공사업과 태양열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CNBC는 “블루웨이브의 경우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등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업체들은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예측”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계획대로 양도소득세를 인상할 경우 성장주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점쳤습니다. 바이든 캠프는 소득 100만달러 이상의 가구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을 20%에서 39.6%로 올릴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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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현상 유지인데요. 레이먼드 제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공화당의 상원 수성 가능성은 30% 수준입니다. 이 경우에도 하원은 민주당이 가져갈 텐데요. 흥미로운 건 시장이 블루웨이브 다음으로는 레드웨이브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상당 부분 월가의 기대가 담겨 있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시장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적입니다. 민주당이 싹쓸이를 하거나 아니면 공화당이 대통령과 상원을 차지해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폭 줄어드는 게 좋다고 보는 것이지요.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분열된 선거 결과가 성장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셈입니다.

물론 현상유지가 불확실성만 없애는 건 아닙니다. 시장에서는 세금인상과 최저임금 정책 변경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고 앞서 언급한 대형 기술주에 대한 압박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BofA는 “현상유지 시나리오에서는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의 조사가 계속되는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주고 의회 분열(하원은 민주당)로 IT업체들에 대한 새로운 입법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대로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악화해 관련 업종은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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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은 바이든 대통령에 공화당 상원 시나리오인데요. 당연히 시장 입장에서 최악이라는 뜻입니다. 어쨌든 확률도 10%입니다.

이 경우 추가 경기부양책의 시기와 규모가 큰 관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공화당이 지금처럼 상원을 차지하게 되면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공화당에서 계속 뒷다리를 잡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앞서 공화당은 추가 부양책으로 5,000억달러를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2조달러 수준의 민주당과는 격차가 큽니다. CNBC는 “이 경우 민주당은 훨씬 작은 구제책을 제시해왔던 공화당에 굴복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시장 입장에서는 세금인상 가능성이 줄어들고 의료개혁이나 기후변화 관련 입법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시나리오에서도 무역전쟁은 줄어들 수 있어 고관세가 철폐되고 다자간 무역주의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월가의 해석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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