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윌리엄스 감독의 깜짝 선물…KIA 보조선수 4人은 ‘마음’을 얻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지난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KT와 경기를 앞두고 KIA 선수단이 더그아웃 앞에 도열했다.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이 선정하는 이달의 감독상 수상자를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불펜포수 이동건, 이진우, 목고협과 배팅볼 투수 신용진이 호명됐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간 훈련 보조선수 4인은 생애 처음으로 관중 앞에서 꽃다발과 상패를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숨은 영웅들의 감독상 수상은 윌리엄스의 깜짝 선물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미 코칭스태프, 프런트 직원들과 감독상 수상자를 공유했다. 선수들이 도열하고, 장내 아나운서가 수상자를 호명하기 전까지 일부러 침묵하고 있던 것. 당초 선수들이 도열할 때 훈련을 위해 장비를 착용하고 있던 보조선수 4인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라운드로 걸어갔다. 이동건 불펜포수는 “감독님께 ‘일부러 이렇게 준비하신 것이냐’고 물었더니 활짝 웃으면서 ‘맞다. 항상 고맙다’고 하시더라.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훈련 보조선수들은 철저히 그림자다. 하루에만 투수들의 공을 수백 개 받고, 타자들에게도 수천 개의 배팅볼을 던진다. 타격망과 플레이트 등 각종 훈련 장비를 설치하고 철수하는 일도 그들의 임무 중 하나다.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 대신 전면에서 주목받는 일은 없다. 낮은 연봉에 지극히 고된 일. 팀이 우승을 하더라도 이들의 노력이 세상 빛을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윌리엄스 감독의 훈련 보조선수 챙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올 시즌 시작과 끝을 모두 보조선수들의 무대로 만들었다. 올해 초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를 마쳤을 때 보조선수 4명을 MIP로 선정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6개월 대장정의 마지막에도 그들의 공로에 박수를 보냈다. 잊힐 수밖에 없는 존재에 감독상을 안기면서 절대 잊히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이동건 불펜포수는 “감독님이 부임하시고 벌써 두 번째다. 정말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일이고 상상해본 적도 없는 일이었다”면서 “그렇게 챙겨주시니까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어떻게든 감독님과 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IA 제공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