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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억 아파트, 737만원→3년 뒤 1340만원…보유세 폭탄 ‘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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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주택 상승폭·속도 커 형평성 논란

공시가 역전·산정 기준 등 문제 제기도

세부담 임대료 전가땐 임대시장도 충격

국토부 늦어도 내달 초엔 최종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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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모든 유형의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시가격을 올릴 때 9억원 미만과 9억원 이상 주택이 서로 다른 상승 곡선을 그리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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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시세 15억원 이상인 고가 주택은 공시가격이 빠르게 올라 단기간 내 보유세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공시가격 9억원 미만 주택에 대한 재산세 인하도 추진 중이어서 향후 고가와 중저가 주택의 세 부담 차이도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 인상 속도, 고가주택이 더 가팔라=국토연구원이 27일 공개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안)’에 따르면 시세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매년 3%포인트씩 현실화율(공시가/시세)을 높여 2025년 시세 대비 공시가격이 90% 수준에 이른다. 반면 9억원 미만 아파트의 현실화율은 2023년까지는 연간 1%포인트 미만으로 올리고, 그 이후 3%포인트를 올릴 수 있도록 했다. 목표 도달시기도 2030년까지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서민이 거주하는 주택의 공시가격이 급격히 뛰어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이 크게 오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주택 유형별로도 공시가격 인상 속도가 다르다. 단독주택은 2035년까지, 표준지는 2028년까지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90%에 도달한다. 역시 15억원 이상 고가 단독주택은 매년 4.5%포인트씩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아진다. 9억원 미만 단독주택이 매년 1%포인트대 소폭 변동하는 시기(3년)를 거쳐 3%포인트씩 오르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렇게 되면 고가주택은 당장 내년부터 세금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현실화율 90% 방안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를 보면, 현 시세가 21억원인 아파트의 보유세는 올해 737만원에서 내년 1036만원, 2022년 1210만원, 2023년 1340만원으로 늘어난다. 8억원 아파트는 올해 132만원에서 2023년 186만원, 2억원 아파트는 19만원에서 22만원 수준으로 보유세가 오른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팀장(세무사)이 실제 사례에 반영한 결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82.61㎡(이하 전용면적)의 보유세는 올해 837만5544원에서 2025년 2123만4029원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114.17㎡의 추정 보유세는 올해 1775만7480원에서 2025년 6288만7483원으로 늘어난다.

▶“집값 내릴 때는 바로 반영되나”…들쭉날쭉 공시가는?=이미 보유세 인상 등이 이뤄진 상황에서 고가 1주택자를 비롯해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증폭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종합부동산세의 과세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올해 90%에서 내년 95%, 2022년 100%로 상향 조정돼 세금 부담은 더 커진다. 특히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공시가 9억원 이하에 대한 재산세 인하 방안과 겹치면 세 부담은 차이는 뚜렷해질 수 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동일한 부동산은 과세 가치가 동일해야 한다”며 “고가 부동산에만 높은 현실화율을 적용하는 것은 조세 정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하락기의 신속한 집값 반영과 공시가격의 들쭉날쭉한 산정 기준에 대해서도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가격 하락을 바로 공시가에 반영하는 게 불가능한 시스템”이라면서 “향후 하락기에 접어들었을 때 가격 변동을 최대한 신속하게 공시가격으로 반영해야 납세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시가격의 정확성이나 신뢰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산정기준과 검증체계 등 공시가격 시스템 전반의 공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시세 반영률 수치나 산정 기준 등을 검증하지 않은 채 장기계획을 세우는 게 우려된다”며 “지금부터라도 자료를 공개해 대안이나 개선책이 담겨야 한다”고 했다.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임대료에 전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실화율을 급격히 높여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면 세입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급격한 인상 예고가 시장에 주는 충격이 클 것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보면서 서서히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공시가격 인상 계획과 함께 과세 체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근본적인 조세 체계 변동이 이뤄져야 공시가격 제도가 내실 있게 정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발표된 내용이 연구용역 결과일 뿐 최종 방안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형평성 문제가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종안은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민상식·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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