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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 35만명… 10년간 2.2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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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장기 유망 금융투자처"

세계일보

KB금융그룹은 한국 부자의 현황과 부의 생애, 부자의 자산운용 방법을 분석한 ‘2020 한국富者보고서’를 28일 발간했다.

2011년 첫 발간 이후 올해로 10년 차를 맞는 ‘2020 한국부자보고서’는 특집으로 지난 10년간 한국 부자의 변화를 알아보고, 부자 수와 금융자산 변화, 부자의 투자 행동 변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한국 부자 수와 지역별 현황을 추정하였고, 지난 7월6일부터 5주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자산가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 보고서는 특정 금융기관 이용에 한정된 고객이 아닌 전체 고자산가를 대상으로 진행되어 보다 일반적이고 심층적 결과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부자 수는 2.2배, 총 금융자산 규모는 1.9배 증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는 2010년 16만명에서 2019년 35만 4000명으로 2.2배 증가했다. 매년 9.2%씩 늘어난 것으로, 같은 기간 한국 전체 인구가 매년 0.5% 증가한 데 비해 부자 수가 매우 빠르게 증가한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 경제 규모(국내총생산, GDP)가 1323조원에서 1919조원으로 매년 4.2% 성장한 데에서도 일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한국 가계 전체의 금융자산은 2010년 2186조원에서 2019년 3760조원으로 1.7배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부자들의 총 금융자산은 1158조원에서 2154조원으로 1.9배 증가하여, 부자들의 금융자산이 일반 가계에 비해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0년간 전체 가계의 금융자산 중 부자의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3.0%에서 2019년 57.3%로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 부자의 주된 부의 원천 변화는?

2020년 한국 부자의 37.5%가 현재 부(富)를 이룰 수 있었던 가장 주된 원천으로 ‘사업수익’을 꼽았다. 이는 2011년에 부의 주된 원천이 ‘부동산투자’라고 응답한 경우가 45.8%로 가장 많았고, ‘사업수익’이 28.4%로 두 번째였던 것에 비해 변화가 보이는 부분이다. 2011년 이전에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에 따라 ‘부동산투자’가 부의 원천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데 비해, 2010년대 벤처와 스타트업 붐에 따른 성공사례가 나타나면서 ‘사업수익’으로 부의 원천이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총자산 규모별로도 부의 원천 변화에 차이가 나타났는데, 50억원미만 부자들은 10년 전에 비해 부의 주된 원천으로 ‘부동산투자’는 감소하고, ‘사업수익’과 ‘근로소득’은 증가하였다. 반면 50억원 이상 부자들은 ‘부동산투자’나 ‘사업수익’인 응답은 감소하였으나, ‘상속이나 증여’는 13.2%p나 증가하였다.

◆2019년 말 한국 부자 수는 35만4000명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한국의 부자는 2019년 말 기준 35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하였다. 한국의 부자 수 증가율이 높아지면서, 부자의 금융자산 규모도 상승세로 나타났는데, 2019년 말 기준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154조원으로 2018년 대비 6.8% 증가한 수치였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한국 부자'를 좀 더 세분화하여, 금융자산 10억원~100억원 미만의 '자산가', 100억원~300억원미만의 '고자산가', 300억원 이상의 '초고자산가'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한국 부자의 91.5%는 ‘자산가’에 해당하며, 6.9%인 2만 4천명이 ‘고자산가’, 1.8%인 6,400명이 ‘초고자산가’에 해당하였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자산가’가 823조원, ‘고자산가’ 429조원, ‘초고자산가’ 901조원으로 추정된다.

지역별로 보면, 부자의 70.4%가 집중된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의 부자 수 증가 폭이 크다. 서울 부자는 2018년 14만5400명에서 2019년 16만2400명으로 1만 7천명이 증가하였고, 경기 부자는 7천명, 인천 부자는 7백명이 증가하여 서울 및 수도권에서만 2만4700명이 증가하였다. 서울에서 증가한 1만7천명의 부자 중 8천명이 강남 3구에서 증가하였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외 가장 많은 부자가 증가한 지역은 부산으로 2018년(2만3600명) 대비 2019년(2만5400명)에 1800명이 늘었으며, 대구 1200명, 경북 900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부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금융자산을 보유한 초고자산가 부자의 분포를 살펴보기 위해 서울시 자치구별 '부 집중도 지수'를 살펴보았다. '부 집중도 지수'는 자치구별 부자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총액 비중을 자치구별 부자수 비중으로 나눈 것으로, 1을 넘으면 부 집중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서초구, 종로구, 성북구, 용산구, 영등포구의 6개 구가 다른 자치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의 집중도가 높게 나타났다.

◆부자가 장기적으로 가장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금융투자처는 ‘주식’

부자들이 꼽은 향후 장기적으로 유망한 금융투자처는 ‘주식’이 61.6%로 가장 많았고, 연금, 변액, 변액유니버설 등의 ‘투자/저축성 보험’이 28.0%, ELS나 DLS가 포함된 ‘펀드’가 26.8%로 그 뒤를 이었다.

부자들 내에서도 총자산 규모에 따라 유망 투자처에 대한 전망의 차이가 있었다. ‘주식’과 ‘투자/저축성보험’에 대해서는 차이가 거의 없었으나, ‘펀드’와 ‘채권’에 대한 전망에는 차이를 보였다. 총자산 50억원 이상 부자는 ‘펀드’와 ‘채권’에 대해 장기 투자처로 꼽은 경우가 50억원 미만 부자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나, ‘일임형/신탁 상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국 부자들은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의향이 ‘없다’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 부자 중 43.3%가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의향이 없다’고 응답하여, ‘보통이다’ 24.3%, ‘투자의향이 있다’ 32.5%에 비해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총자산 50억원 미만 부자는 41.4%가 해외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하였고, 50억원 이상 부자에서는 45.7%가 투자의향이 없다고 응답하여 상대적으로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자산에 대한 부자들의 평가가 서로 엇갈리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부자들이 해외자산 투자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해서’(44.4%)와 ‘투자손실 위험이 커서’(44.1%)라는 경우가 가장 컸고, 그 외 ‘해외 투자에 대해 잘 몰라서’(31.9%)와 ‘국내 투자로도 충분해서’(31.9%)도 주된 이유였다. 특히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총자산 50억원 이상 부자가 50억원미만 부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었고, 이외에도 50억원 이상 부자들이 수수료 문제, 운용사 신뢰도, 전문가 부재 등 다양한 이유로 해외 투자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의 30.5%가 코로나19로 인한 소득감소를 경험

코로나19로 인해 월 가구소득감소를 경험한 부자는 30.5%였다. 소득감소를 경험한 부자 가구는 가구의 월 소득에서 평균 21.3%의 감소율을 나타냈으며,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소득감소율은 적었다.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는 평균 22.0%를, 30억원 이상 부자는 평균 18.3%의 소득감소율이 나타났다.

소득감소가 큰 부분은 ‘근로/사업소득’으로 94.3%가 감소를 경험했다고 응답하여 가장 영향이 큰 영역이기는 하였으나, ‘금융소득’에서의 감소를 경험한 경우가 44.3%, ‘부동산임대소득’에서의 감소 경험 28.7%도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중 부동산임대소득의 감소는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더 크게 영향을 받아, 30억원 이상 부자 가구 중 45.5%가 소득감소를 경험했는데, 이는 30억원 미만의 25.0%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소가 큰 부분이었다. 금융소득 감소는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가구에게 상대적으로 영향이 컸던 부분이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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