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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 트럼프 비꼰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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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오바마, 現 백악관 주인 공격 안하는 관례 깨"
연설 내용 팩트 체크, 트럼프 등 상대진영 발언 역공오바마 '부드러운 카리스마', 美 대선 막판 질주할까
한국일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7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올랜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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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존재감 부족을 충분히 메워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격까지 염두에 두고 연설 상황을 즐긴다고 극찬한다.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27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 후임자를 공격하지 않는 관례를 깼다"고 비중있게 보도했다. 플로리다주(州) 올랜도에서 그가 바이든 후보 지지 연설을 한 것을 두고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최근 들어 바이든 캠프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다는 전언도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마치 오랫 동안 연설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기다려온 사람들과 즐기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먼저 백악관 생활을 입에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는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라고 운을 뗀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을 겨냥해 "백악관은 통제된 환경이라 충분히 예방 조치가 가능한데도 '핫 스폿'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전직 대통령들이 과오가 들춰질까 싶어 후임자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인데, 오바마 전 대통령은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매번 '팩트 체크'를 요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뭇 달랐다. 그는 "오바마-바이든 정부 3년이 트럼프 정부의 3년보다 150만개의 일자리를 더 창출했다"면서 "잘 찾아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엉뚱한 발언을 일삼고 부정확한 수치를 들이대는 것을 비꼰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이던 2014~16년에는 8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된 데 비해 2017~19년에 새로 생긴 일자리는 650만개였다.

또한 그는 미국의 리더십 및 인종차별 문제 등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을 상대의 발언에서 찾아 역공했다. 그는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자신의 재선을 원한다는 트럼트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당신이 지난 4년간 그들이 원하는 건 뭐든 줬기 때문임을 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는) 독재자들을 애지중지하지 않을 것이며 전 세계에 박살난 우리의 입지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종차별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임의 발언을 재물로 삼았다. 쿠슈너 고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정책은 흑인들이 불평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돕는 것"이라며 먼저 흑인들이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미국 내 불평등과 인종차별에 대한 흑인의 지적을 '불평'이라고 여기고, 정작 흑인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현재 사위를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문위원들은 흑인들이 성공하고 싶어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게 문제"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흑인 실업률을 지적했다. CNN방송은 "오바마의 연설은 그가 트럼프 관련 뉴스를 얼마나 주시하고 있는지, 바이든 캠프가 트럼프를 어떻게 공격하면 좋은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사실 올 초만 해도 오바마 전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여론의 핀잔을 들었다. 그러다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 이후 서서히 바뀌는가 싶더니 지난주 펜실베이니아주 현장유세부터는 사실상 바이든 캠프와 한 몸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YT는 "오바마는 이미 온라인 모금행사를 통해 수백만달러를 모금했다"며 그의 전방위 활약을 주목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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