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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총력전 선언하고 교체 타이밍 놓친 LG, 4위로 떨어질 수 있다[SS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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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류중일 감독이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한화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한화에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 10. 28.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경기 전 다짐이 무색했다. 미리보는 포스트시즌을 예고하며 총력전을 선언했는데 의미없이 선발투수를 길게 끌고가다가 참사를 당했다. 순위 경쟁팀도 하위권에 덜미를 잡히며 최상의 시나리오가 눈앞에 있었는데 이제는 3위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LG가 정규시즌 막바지에도 악몽 같은 역전패에 시달리고 있다.

LG는 28일 잠실 한화전에서 6-7로 패했다. 4회까지 6-0으로 크게 앞서고 있었으나 5회초 4실점, 6회초 2실점으로 순식간에 동점을 내줬다. 8회말 2사 만루, 10회말 2사 2루, 11회말 1사 1, 2루 찬스도 허무하게 놓치며 고개 숙였다. 이로써 LG는 정규시즌 최종전인 오는 30일 문학 SK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SK전에서 승리하면 최소 3위를 확보하지만 패할 경우 4위로 떨어질 수도 있다.

경기 전 다짐대로 일찌감치 불펜진을 가동해 6점차 리드를 지켰다면 180도 다른 상황과 마주할 수 있었다. LG 류중일 감독은 한화전을 앞두고 “투수들 다 나온다. 이민호와 김윤식도 지난 창원 경기처럼 중간으로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메이저리그(ML) 포스트시즌처럼 선발투수를 상대 타자와 세 번째 승부에서 교체할 수 있나는 질문에 “늘 선발투수는 5회가 고비다. 현역 때를 돌아봐도 5회 세 번째로 투수와 만나면 구위가 좀 떨어지고 변화구도 풀려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날 선발 임찬규의 이른 교체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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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발투수 임찬규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한화의 경기 5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임찬규는 6-4로 앞선 5회초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두고 강판되었다. 2020. 10. 28.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하지만 실제 운용은 정반대였다. 이미 두 자릿수 승을 달성했고 평균자책점도 3점대로 내린 임찬규를 무리하게 끌고 간 게 참사 시작점이 됐다. 임찬규는 5회초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뒤 노수광에게 볼넷을 범했고 이어 내리 3안타를 맞았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공략 당하며 적신호가 켜진 상태로 여섯 타자와 상대했다. 이해창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2점차로 쫓기고 김지수에게 볼넷을 내준 후에야 교체카드를 빼들었다. 이미 불펜진에서는 이민호가 몸을 다 푼 상태였다. 이민호는 하염없이 교체 사인만 기다렸다. 2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민호는 최인호를 범타 처리하며 5회초를 끝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회초 이민호가 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오지환이 강경학의 타구에 에러를 범했다. 그러면서 상대 클린업으로 찬스가 이어졌고 노시환이 볼넷, 반즈가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11회초에는 2사 2루에서 자동 고의4구로 반즈와 승부를 피했는데 송광민에게 결승타를 맞았다. 벤치 판단이 또다시 어긋난 순간이었다.

당장 LG에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29일 KT가 대전 한화전에서 패하는 것이다. 이 경우 LG는 2위 매직넘버 ‘1’를 얻는다. 즉 30일 문학 SK전에서 승리하면 2위를 확정짓는다. KT가 29일 승리한 후 30일 패해도 마찬가지다. LG가 1승, KT가 1승 1패하면 LG가 2위다. 반면 30일에도 패하면 LG는 4위까지 떨어질 수 있다. 키움이 30일 두산전에서 승리하거나 두산이 앞으로 2승을 거두면 LG는 4위로 내려앉고 내달 1일 잠실구장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돌입한다.

7년 전과 같은 정규시즌 최종전이 될 수 있다. 2013년 10월 5일처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천국 혹은 지옥과 마주하는 LG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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