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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로버츠도 비웃은 투수 교체, TB 선수들도 분노 '감독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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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이 블레이크 스넬을 교체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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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베츠가 나를 보고 웃더라.”

LA 다저스가 32년 만에 숙원을 푼 월드시리즈 6차전. 결정적 장면은 탬파베이가 1-0으로 앞선 6회말에 나왔다. 탬파베이 선발 블레이크 스넬이 1사 후 오스틴 반스에게 안타를 맞은 뒤 갑자기 케빈 캐시 감독이 올라와 투수 교체를 알렸다.

5⅓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하던 스넬이었다. 투구수도 73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캐시 감독은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를 했다. 마운드를 내려가던 스넬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저스 덕아웃은 ‘땡큐’를 외쳤다.

다저스는 탬파베이의 바뀐 투수 닉 애더슨을 공략했다. 1사 1루에서 무키 베츠가 좌익선상 2루타를 때리며 2,3루 찬스룰 연결한 뒤 앤더슨의 폭투 때 3루 주자 반스가 홈을 밟아 1-1 동점. 계속된 1사 3루에서 코리 시거의 1루 땅볼 타구로 1점을 더해 결승점을 올렸다. 앤더슨은 포스트시즌 최다 7경기 연속 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3-1 다저스 승리,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다저스 로버츠 감독은 “스넬이 교체될 때 (타석을 앞둔) 무키 베츠가 나를 보고 웃더라”며 “나도 스넬이 내려가는 순간 더 이상 그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뻤다. 스넬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며 캐시 감독의 결정에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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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우승 후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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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선수들도 예상 못한 교체. 코디 벨린저는 스넬의 교체에 대해 “깜짝 놀랐다. 구위가 워낙 좋아 상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베츠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오늘 밤은 사이영 스넬이었다”며 “그가 내려가면서 기회가 왔다”고 밝혔다. 코리 시거도 “스넬이 교체되면서 희망을 갖게 됐다. 스넬은 좋은 투구를 했고, 우리는 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내려가면서부터 우리가 흥분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팀 탬파베이 선수들도 이해하지 못했다. 팀 리더인 케빈 키어마이어는 “기록이 뭐라고 말하든 상관없다. 스넬의 경기였다. 교체 전까지 컨택 타구도 적었고, 강한 타구도 없었다. 내가 본 최고 투구였을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스넬이 더 던지는 것을 보고 싶었다. 2~3이닝 더 갈 줄 알았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

1점차 상황에 대한 책임은 느꼈다. 키어마이어는 “우리가 조금 더 득점을 하고, 스넬에게 숨통을 틔여줬다면 그가 계속 던졌을 것이다”고 덧붙였지만 캐시 감독의 교체에 불만을 표출한 뒤였다. 당사자인 스넬은 “모든 면에서 압도하고 있었기에 교체에 실망했다. 가능한 길게 던지고 싶었다. 타자들과 3번째 상대라도 나 자신을 믿었다”며 크게 아쉬워했다.

메이저리그 팀 연봉 29위 탬파베이를 월드시리즈까지 올려놓으며 찬사를 받은 캐시 감독, 그러나 6차전 이 투수 교체 한 번으로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탬파베이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발보다 불펜 운영 비중이 큰 팀이지만 마지막 순간 결과가 뼈아팠다. 캐시 감독은 “스넬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교체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스넬에게 베츠나 시거와 3번째 대결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 스넬 교체를 후회한다”면서 패착을 인정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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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이 블레이크 스넬을 교체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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