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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테슬라 게섰거라" 국산 전기차,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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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세종=박경담 기자, 주명호 기자] [편집자주] 환경 보호와 전기차 기술 발전을 위해 지급하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대거 해외 업체로 흘러 들어가면서 오히려 국내 전기차 발전 저하와 생산성 감소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기차 보조금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기차 시장의 보조금 현황과 앞으로 개편 방향 및 전기차 발전 전략에 대해 살펴보겠다.

[MT리포트]보조금발 전기차 지각변동 온다 (下)


포터·봉고 EV는 벌써 인기…내년 '전기차 대중화' 예산 1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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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내년도에 전기차 사업 예산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세먼지 걱정 없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을 위해서다.

28일 환경부가 발표한 2021년 예산안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에 배정한 예산은 1조1120억원이다. 올해 8002억원에서 약 39%(3118억원) 늘어난 규모다. 전기차 관련 예산안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예산확대는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결정이다. 전기차 보급은 올해 총 7만8650대에서 내년 10만1000대로 확대한다. 승용차는 6만5000대에서 7만5000대로, 화물차는 1만3000대에서 2만5000대로, 버스는 650대에서 1000대로 늘린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등으로 승용 전기차 보급이 줄어든 반면 상용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실제로 국내 대표 1톤 트럭인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자동차 봉고의 전기 모델(EV) 판매량은 급증했다.

현대차 포터 2 일렉트릭은 지난달 1813대가 팔리며 전월 604대에서 3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기아차 봉고 EV도 지난달 981대가 팔리면서 전월 260대에서 4배 가까이 많이 출고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저렴한 유지비 등의 전기모델 장점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며 "앞으로 소형 전기 트럭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보급 대수가 늘어난 만큼 국고 보조금 액수는 올해 대당 평균 8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줄어든다 국고 보조금의 40~50%를 추가로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추가 보조금 지원액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은 내연 기관차와의 가격 격차를 어느 정도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성능 차이가 많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우수한 성능의 전기차가 많이 보급되도록 모델별로 보조금이 차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훈 기자, 세종=박경담 기자


"테슬라가 독식한 보조금, 내년엔 다를 것"…국산차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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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좌측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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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보조금) 독식? 내년은 달라질 수 있다."

전기차 구매보조금의 테슬라 독식 구조에 대해 기존 완성차업체들의 불안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결국 판매량이 보조금 지원 규모를 좌우하는 만큼, 내년 본격적으로 전기차 경쟁시장이 열리면 보조금 지급 비중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오히려 업계는 정부의 보조금 개편정책이 지급액의 전반적인 축소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한다. 보조금이 줄어들면 이제 출발 단계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 동력이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가 전기차에 대한 지원 폐지에 대해서도 기준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에서 지급된 전기 승용차 보조금은 2092억원 정도다. 이중 테슬라가 받은 보조금은 9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결과는 올 들어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417대였던 테슬라의 판매량은 올 상반기 7080대로 1588% 수직 상승했다. 이는 상반기 국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인 2만2267대의 43.3%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판매량이 늘면 받게 되는 보조금 규모도 커지는 게 당연하다"며 "다른 자동차업체들의 전기차 신차가 많지 않은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업계는 내년을 본격적인 전기차 경쟁이 펼쳐지는 '원년'으로 본다. 지난 8월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공식 출시한 현대차는 내년 준중형 CUV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갖출 계획이다. 아이오닉은 2025년까지 판매량을 56만대를 목표로 잡았다.

폭스바겐도 2022년까지 27종의 전기차를, GM은 2023년까지 22종의 전기차를 각각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그런 만큼 내년에는 테슬라의 보조금 독식 체제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전기차 보조금이 당분간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고가의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폐지에 대해서도 생산차종 확대와 고객 수요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본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현대차 역시 향후 제네시스를 전기차로 내놓을 계획인 만큼 고가차의 보조금 폐지가 무조건 국내 완성차에 긍정적이라고 볼 순 없다"며 "업계 뿐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 기준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주명호 기자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세종=박경담 기자 damdam@mt.co.kr,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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