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8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WTO가 회원국을 상대로 실시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아닌 유 본부장 지지한다는 의사를 공식 입장으로 밝힌 것이다.

USTR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WTO의 차기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USTR은 “유 본부장은 성공적인 통상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25년 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통상 전문가”라면서 “이 조직의 효과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라고 지적했다.

USTR은 “지금 WTO와 국제 통상은 매우 어려운 시기”라면서 “25년 간 다자 간 관세 협상이 없었고, 분쟁 해결 체계가 통제 불능이며, 기본적인 투명성 의무를 지키는 회원국이 너무 적다”고 밝혔다. USTR은 이어 “WTO는 중대한 개혁이 매우 필요하다”면서 “현장에서 직접 해본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WTO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 제네바 주재 한국 대사와 나이지리아 대사를 불러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통보했다. WTO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164개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면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WTO를 이끌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 록웰 WTO 대변인은 이날 전체 회원국 대사급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한 대표단이 오콘조이웨알라의 입후보를 지지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유 본부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 대표단은 미국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날 미 행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국무부가 미국 외교관들에게 WTO 사무총장에 대한 주재국 정부이 입장을 파악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거나 방향을 잡지 않았을 경우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아닌 유 본부장을 지지해줄 것을 정중하게 환기시키라고 지시하는 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WTO 사무총장은 모든 회원국의 컨센서스(만장일치)로 선출된다. 미국이 WTO 회원국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반대하고 유 본부장 지지 의사를 공식 천명하고 나서면서 향후 단일 후보를 추대하기 위한 논의가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난 어떤 동학개미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