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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뛰는' 최형우 위 '나는' 윌리엄스 감독 "계산기 등장해도 놀라지 마세요"[SS 만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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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27일 광주 kt 전에서 타격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최)형우의 선택에 맡길 생각이었는데….”

KIA 맷 윌리엄스 감독과 최형우가 같은 딜레마에 빠졌다. 유쾌한 가정이지만 마냥 웃을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형우의 타격왕 등극 문제다.

최형우는 지난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3안타를 때려내 타율 1위(0.353)에 올랐다. 세 경기를 남겨둔데다 자신도 “타격왕에 욕심을 내겠다”고 공언했다. 만약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원하던대로 타격 1위를 유지했을 경우가 문제다. KIA는 오는 31일 NC와 시즌 최종전을 갖는다. 경쟁팀 경기가 모두 끝난 상태라 30일 현재 타격 1위라면 굳이 마지막 경기에 나설 필요가 없다. 최형우는 “30일 경기 후 타격 1위를 유지한다면 최종전에는 쉬고 싶다”며 껄껄 웃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29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최형우의 의중을 전해들은 뒤 박장대소했다. 그는 “나도 같은 고민을 하던 중”이라며 “선수 본인에게 맡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최형우의 타격왕 등극은 KIA 입장에서도 2017년 김선빈에 이어 3년 만의 타격 타이틀 홀더 배출이라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팀 입장에서는 밀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팬 퍼스트’를 고려하면 마냥 쉬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아마, 첫 타석 결과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는 말로 은근히 출전시킬 의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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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윌리엄스 감독이 경기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그는 “홈에서 치르는 시즌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팬들께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기회를 준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최종전 직전까지 최형우의 컨디션을 매우 면밀히 살펴본 뒤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 첫 타석 결과에 따라 타이틀 획득에 변수가 발생하면 아마 깊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 워싱턴에 있던 2014년,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디비전시리즈 진출을 확정했었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나설 에이스(조던 짐머맨)가 홈에서 치르는 정규시즌 최종전에 투구수 60~70개만 던지기로 하고 등판했는데 5회까지 노히터를 했다. 결국 그는 120개 넘게 던지고 (마이애미를 상대로) 노히터를 해냈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윌리엄스 감독은 “마지막 날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더니 “최형우의 컨디션을 측정하기 위해 더그아웃에 계산기가 놓여 있어도 놀라지 말라”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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