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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전북이냐, 울산이냐… 올해도 한 쪽엔 ‘가품 트로피’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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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최종전…전북, 비기기만 해도 우승ㆍ울산은 실낱 가능성 기대
한국일보

K리그1 우승트로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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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우승한다.”(전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울산)

2020 K리그1(1부리그) 최강자가 가려질 운명의 날이 다가온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하는 전북은 축제를 준비하고 있지만, 우승 문턱에서 넘어졌던 지난해 아픔을 달래고픈 울산의 간절함도 크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가품 우승트로피’가 추가로 제작돼 전주월드컵경기장과 울산문수축구경기장 중 한 곳에 배치된다. 우승 확률은 전북이 높지만, 울산에서 막판 반전이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단 얘기다.

리그 4연패를 눈앞에 둔 전북과 극적인 뒤집기를 노리는 울산이 내달 1일 오후 3시 각각 홈 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전인 27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전북은 대구를, 울산은 광주를 상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5월에 개막, 27라운드로 축소 운영된 이번 시즌의 주인공이 가려질 시간이 성큼 다가왔다.

올해 최종전은 지난해 최종전과 두 팀 입장이 완전히 뒤바뀐 상태다. 지난해 12월 1일 열린 최종전에서 울산(승점 79)이 비기기만 해도 전북(승점 76)을 누르고 우승을 할 수 있던 상황이었는데, 포항에 1-4로 발목 잡혔다. 같은 시간 전북이 강원에 1-0 승리를 거두며 우승 세리머니는 ‘전주성’에서 열렸다. 올해는 전북(승점 57)이 울산(승점 54)에 앞서있다. 전북은 지난해 울산처럼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지만 이번엔 울산이 기적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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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모라이스(왼쪽) 감독과 울산 김도훈 감독이 2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6라운드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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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전적과 전북과 울산의 현재 구단 분위기로 봐선 전북이 우승 못 하는 게 더 어려운 실정이다. 전북은 이번 시즌 대구를 두 차례 만나 모두 2-0으로 이겼는데, 이번 경기에서 대구는 중원의 핵심 자원인 정승원(23)이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악재까지 안았다. 무엇보다 전북 선수들은 ‘라이언 킹’ 이동국의 K리그 고별무대를 전북의 사상 첫 K리그 4연패와 역대 최다인 8회 우승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동국도 28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는 선수가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그럴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라며 마지막 포효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그는 “마지막까지 골 넣는 스트라이커로 기억되고 싶다”며 출격 의지까지 불태웠다. 전북은 이날 우승을 확정하면 K리그1 우승 시상식과 함께 이동국의 은퇴식도 성대하게 치른다는 계획이다.

반대로 울산이 역전우승 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단 한가지다. 광주를 반드시 이긴다는 전제 아래 전북이 대구에 져야 한다. 이 경우 그간 쌓아 온 ‘다득점’이 효자 노릇을 한다. 두 팀의 승점은 똑같지만 26라운드까지 다득점에서 전북을 7골이나 앞선 상태라 울산이 이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울산은 중앙 수비수 불투이스(30)와 스트라이커 비욘존슨(29)이 25라운드 퇴장 여파로 나오지 못해 부담은 크지만, 지난해 자신들이 겪었던 아픔을 전북에 되갚아주자는 각오가 남다르다.

프로연맹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느 쪽에 ‘진품 트로피’가 가는지에 대해선 함구한다. 이날 두 팀에겐 트로피의 진품 여부 따위는 결코 중요치 않다. 진품이든 가품이든, 그걸 들어올리는 자가 진짜 승자이기 때문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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